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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SF에 신파 덕지덕지... 영화 '더 문'이 망한 진짜 이유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기자 송고시간 2023-08-15 19:13



 
영화 더 문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한국영화 빅4 '밀더비유' 가운데 '더'를 맡고 있는 '더 문'이 그야말로 폭망했는데요. 제작비를 무려 280억 원이나 들여 개봉 2주 동안 50만명 가량 모으는 처참한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죠. 손익분기점이 600만명이라니까, 어마어마한 흥행실패입니다. 280억 원을 들였는데 현재까지 50억 정도 번 거죠. 이 정도 성적이면 아마도 김용화 감독은 다음 작품을 진행하기 힘들어 보이는데요.

도대체 '더 문'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이렇게 한국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처참한 흥행성적을 기록하고 있는지 제가 직접 보고 왔습니다.

보통 제가 리뷰를 할 때 영화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이야기 하는데요. 오늘은 이 영화가 왜 망했느냐를 이야기하는 만큼, 단점부터 거론하고, 정말 찾기 힘들었던 장점은 잠시 뒤에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더 문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네, 더 문의 가장 큰 실패 원인은 김용화 감독의 연출에 있습니다. 덱스터 스튜디오를 위시로 한 엄청난 스케일의 VFX에 신파, 좋게 이야기 해서 한국 특유의 정서를 녹여낸 것이 김용화 감독의 연출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더 문'이 본격적인 SF영화를 표방하면서 '신파'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인데요. 이게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것이, 피자에 김치를 얹어 먹거나 케이크에 된장을 뿌려 먹는 것 같다는 느낌을 영화를 보는 내내 느꼈습니다. 김치 피자나 된장 케이크가 찾아보면 있을 수도 있는데요. 저는 안먹을 것 같습니다. 

김용화 감독은 영화 내내 '울어라' '이래도 안울 거냐'는 식의 연출로 일관하는데요. 예를 들면 '나래호'의 선장이었다가 자살한 아버지의 못다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우주선에 탑승한 황선우 역의 도경수는 배역 자체가 신파죠. 그 아버지의 동료였던 설경구는 도경수에게 끊임없이 아버지 이야기를 합니다. (클레멘타인)

영화에는 '클리셰'라는 것이 있죠. 일정한 법칙을 따르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의 전개를 예측하게 하기도 하고, 장르적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다만 이 클리셰가 남발이 되면, 보는 내내 짜증만 유발하다 금세 지루하게 되는데요. 더 문이 그랬습니다. SF 재난영화의 공식을 따르면서 동시에 신파적 요소를 덕지덕지 붙여 놓으니 "어? 설마?" 하는 모든 것들이 영화 속에서 다 이루어지게 됩니다. 
 
영화 더 문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예를 들어, 전임 나로우주센터장 김재국 박사 역의 설경구와 나사의 메인디렉터 윤문영 역의 김희애가 이혼한 부부 사이라는 것을 둘의 등장과 함께 관객들이 눈치채게 됩니다. 이게 왜 그렇냐면 우주를 무대로 한 다수의 SF영화에서 주인공 남자는 이혼했거나 아내와 사별한 상태라는 '클리셰'에 관객들이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말 안해도 알 것 같은 상황에서, 관객은 감독이 어떻게 저 둘을 부부라고 설명할까 내심 기대를 하게 되는데, 이게 굉장히 촌스럽게 연출됩니다. 설경구가 김희애와 통화를 하며 '여보!'하고 소리를 지르는데, 그게 마치 놀라운 일이고 작은 반전이라도 되는양 연출 되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마지막 쿠키영상에서도 우주복을 입은 사람의 정체를 모두가 알게 해놓고, 마치 엄청난 반전으로 감동을 주는 것처럼 연출되는 부분에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탄식까지 나왔습니다.

이 외에도 너무나도 많은 클리셰가 점철돼 있는데, 일일이 열거하진 않겠습니다.

김용화의 병크는 클리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달에 홀로 고립된 대한민국 우주대원 황선우 역의 도경수에 관객이 감정을 이입하고 그의 시선에 몰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웬걸, 관객이 도경수의 시선과 감정에 몰입하려 하면 설경구 비추고, 긴장하려 하면 김희애 비추고, 자꾸 그 이상한 떼 씬을 잡습니다. 흐름이 자꾸 끊기는 겁니다. 이런 이상한  연출을 도대체 왜 할까? 그건 김용화가 억지 신파로 관객을 울리려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인들은 기본적인 천성이 착합니다. 특히 한국여성들은 누구 하나 울고 있으면 막 같이 울고 그러죠? 관객이 진짜 느껴야 할 것은 도경수의 고난이어야 하는데, 김용화는 반대로 도경수의 고난에 무게를 두지 않고 그를 바라보는 제3자의 시선에 집중합니다. 이 영화가 그래도 조금 더 좋은 작품이 되려면, 관객이 도경수가 고난을 이겨내길 바라는 마음을 갖도록 연출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김용화는 그런 도경수를 바라보는 제3자들의 반응에 집중하면서 관객의 공감도 얻지 못한채 억지 눈물만 쥐어짜는 겁니다. 스크린 속에서 울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따라 울어야 할 정도로 우리 관객들이 멍청하지 않다는 게 이 영화를 통해서 증명이 된 것 같습니다.
 
영화 더 문 스틸컷.(사진=네이버 영화)

배우들의 연기를 탓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배우들의 연기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 같이 보이긴 했습니다. 예를 들어, 설경구의 연기는 공공의적의 강철중이나 실미도의 강인찬을 보는 것 같았고, 과기부 장관 역의 조한철은 너무 과장된 연기가, 보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도경수의 그 한결 같은 표정은.... 음... 그건 아마도 고립된 상황이다보니까... 그랬겠죠? 같은 도씨라고 감싸는게 절대 아닙니다. 아무튼 그렇습니다. 

저는 더 문을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가 어딘가 모르게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홀로 연기를 해내야 했던 도경수의 경우는 제외하고, 설경구와 조한철, 강한별 역의 홍승희가 그랬는데, 설경구는 특유의 감정과잉이 또한번 반복된 느낌이고, 조한철은 웃겨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연기의 문제가 배우에만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그런 연기를 주문하고 캐릭터를 만들어낸 감독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를테면, 설경구의 감정과잉 연기로 관객을 울리고, 조한철의 과잉된 액션으로 관객을 웃기겠다는 아주 얄팍한 계산이 김용화의 머릿 속에 있었던 겁니다. 홍승희가 연기한 강한별이라는 캐릭터는 차라리 없었으면 어땠을까 싶을 정도로 최악이었습니다. 강한별이라는 캐릭터는 이른바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위해 넣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도저히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치 신이라도 된 듯 적극적으로 개입해 상황을 정리하는 캐릭터인 겁니다. 감독의 연출 편의를 위해 삽입한 캐릭터인 것이죠. SF에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를 버무리니 알 수 없는 변종이 됐는데, 강한별이라는 캐릭터가 더해지니 요즘에 나오는 중국 SF영화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 더 문에 과연 장점이라는 것이 존재는 하는 걸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영화의 '순간순간'은 좋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덱스터 스튜디오의 실력은 어느새 한국영화에서도 그래비티나 인터스텔라 수준으로 우주를 그려낼 수 있을 거라 기대케 하는 면이 있는데요. 광활한 우주, 달에 떨어지는 유성우 등 몇몇 장면은 아주 잠시지만 숨을 멎게 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김용화 감독의 연출이 관객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해서 문제였지만요.

관객의 숨을 턱턱 막히게 했던 이 영화의 한줄평~ "때깔 좋은 7광구" - 유튜브 문화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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