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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스크걸, 외모지상주의 풍자로 시작했지만 결국 '모성' 강조한 드라마

[부산=아시아뉴스통신] 서인수기자 송고시간 2023-08-31 07:17



 
마스크걸 스틸컷

[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자, 지금 넷플릭스 마스크걸이 상당히 화제입니다. 저는 리뷰 유튜버 중에서도 굉장히 늦게 본 편인데요.

아무래도 많은 분들께서 마스크걸을 보셨을 테고, 유튜버들이 리뷰도 많이 남긴 것 같기 때문에, 저는 오늘 아주 간단하고 솔직한 감상평만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았고, 오늘 리뷰에서는 스포일러를 하지 않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말 재밌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저는 오징어게임 종이의 집 더 글로리 비밀의숲 다음으로 재밌게 본 시리즈 물이었습니다.
 
마스크걸 스틸컷.

아무리 재밌는 드라마라도 연기력 구멍은 있기 마련인데 김모미 역을 맡은 이한별, 나나, 고현정 모두가 본인 커리어 최고의 연기를 했다 생각합니다. 특히 신인배우라는 이한별은 무려 1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1대 김모미 역을 맡았다고 하는데, 도대체 저런 배우가 어디서 나타났을까 싶을까 정도였습니다. 외모 컴플렉스를 가진 회사원 김모미와 섹시댄스를 추며 뭇 남성들의 사랑을 받는 인방 BJ 마스크걸의 갭 차이가 상당한데도 신인배우가 이걸 해냈다는 것도 감탄할 만합니다. 여담으로 이한별이 연기한 마스크걸의 몸매는 대역이었다고 하네요. 

나나는 이제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가 없을 것 같단 생각입니다. 로맨틱 코미디도 잘 소화해 내지만, 영화 자백, 그리고 마스크걸에서 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심리를 표현해야 하는 연기에서 빛을 발하는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하이라이트는 이른바 '흑백 나나'입니다. 6화부터 본격적으로 김모미의 감옥살이가 시작되는데 화면이 흑백으로 표현됩니다. 자신을 괴롭히던 돼지 삼인방을 끈질기게 복수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6화 초반부 교도소에 입소할 때 나나가 구강검사와 항문검사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대역없이 찍었다고 하지만 모르죠 마케팅일지~ 
 
마스크걸 스틸컷.

안재홍은 4차원과 오타쿠에 찐따로 그려지는 주오남을 연기했는데, 단연 최고의 연기였습니다. 각본의 힘도 있겠지만, 저는 관찰력의 힘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지만, 퇴근후 집에서는 야동과 인방을 보며 폭력적인 자위를 하는 이중적인 면모를 소름끼치도록 표현해냈습니다. 주오남의 연기를 보면서 더럽게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다소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건 거울을 보는 것 같은 묘한 동질감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안재홍도 집에선 저런 모습아닐까 싶을 정도로 엄청난 관찰력을 보여줬습니다.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 역의 염혜란도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는데, 전라도 분들도 인정하는 완벽한 사투리를 구사합니다. 알고보니 염혜란은 여수 출신이더군요. 사투리랑 욕이 너무 찰져서 자꾸 머리 속에 옘병~ 옘병이 맴돕니다 ㅋㅋ 염혜란이 얼마나 연기를 잘했는지를 이야기하자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이야기 하진 않겠습니다. 다만 마스크걸 보신 분들께 제가 궁금한 걸 묻고싶은데요. 김경자가 후반부에 성형을 한 설정으로 나오는데, 성형 이후의 김경자도 염혜란 배우가 연기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배우인지 궁금합니다. 어디에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마스크걸 스틸컷.

마스크걸 전체를 통틀어 제가 꼽는 명장면은 4화에서 김모미 역의 나나와 김춘애 역의 한재이가 함께 바에서 '토요일 밤에'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쓸쓸한 가사말에 절도 있는 춤, 그리고 나나와 한재이의 애잔한 눈빛연기가 더해진 마스크걸 최고의 명장면이었습니다. 또 본작의 마지막 장면, 김미모가 엄마 김모미의 어린시절 영상을 보는 장면. 내 어린시절 꿈은 무엇이었을까가 생각나는 장면이면서 쓸쓸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마스크걸의 원작을 보지 않았고, 사전 정보도 전혀 없이 시청했습니다. 시청 전에는 외모컴플렉스에 관한 이야기이거나 다소 자극적인 인터넷 방송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했었는데, 사실 그런 부분이 있긴 했지만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이 시리즈를 관통하는 관념은 '모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모미가 엄마에게 평생 느끼지 못한 것이 '모성'이었지만, 자신이 낳자마자 버려서 얼굴을 모르는 딸의 존재만으로도 나타나는 것이 '모성'이었습니다. 김경자가 주오남을 찾는 과정도 '모성'때문이고 김모미를 쫓는 것도 '모성' 때문이었습니다. 김모미와 김미모의 관계를 봐도 모성은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인 것입니다. 마스크걸은 김모미를 통해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욕구, 주오남을 통해 사랑을 배출하고 싶은 인간의 성욕 등 인간의 본능을 그려낸 드라마인 것입니다.
 
마스크걸 스틸컷.

다만 아쉬운 점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매 화 시점이 달라지는 옴니버스 형태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한별이 연기한 1부, 나나가 연기한 2부, 고현정이 연기한 3부가 모두 다른 작품처럼 느껴지는 것은 연출 실패입니다. 연기하는 배우는 달라졌지만 '김모미'라고 하는 캐릭터는 하나여야 하는데, 시간의 흐름과 상황 속에 김모미가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아예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쉬운 점입니다. 또 각색의 과정에서 혼란이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드는 것이, 1부에서 말하려고 했던 외모지상주의가 3부까지 명확하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완벽한 작품은 아니지만 충분히 재밌었고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드라마입니다. 이한별과 한재이라는 배우를 발견했고, 안재홍과 고현정의 저력을 봤으며 나나와 염혜란의 인생연기를 본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자, 오늘의 결론, 웹툰 보러가야겠다.

iss3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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