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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뉴스통신=서인수 기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정정훈)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종교시설에 부산 기장군 해안가 국유지를 수의계약으로 매각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나면서, 국유재산 관리 전반의 구조적 부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 지적에 이어 이재명 대통령까지 직접 문제를 거론하면서 캠코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달 공개한 캠코 정기감사 결과에서, 캠코가 2024년 5월 부산 기장군 일대 국유지 2231㎡를 해동용궁사 측에 약 30억 원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한 것은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국유재산법상 국유지는 경쟁입찰이 원칙이며, 예외적으로 2012년 12월 31일 이전부터 종교단체가 직접 점유·사용해 온 경우에만 수의계약이 허용된다. 그러나 해동용궁사는 오랜 기간 주지 개인이 운영해 온 사설 사찰이었다가 2021년 9월에야 조계종 말사로 등록돼, 수의계약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캠코는 사찰 창립 시점(1930년)을 종교단체 설립 시점으로 간주해 매각을 승인했고, 필수적인 기획재정부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본부장 전결로 계약을 처리했다. 해당 국유지는 부산의 대표적 관광 명소 인근 해안가로, 고급 리조트와 산책로로 연결되는 이른바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감사원은 감정가에 따른 매각 자체는 문제 삼지 않으면서도, 요건 검토를 사실상 생략한 졸속 행정과 특혜 소지를 중대한 위법 사항으로 지적했다.
국유재산 관리 전반에서도 심각한 허점이 확인됐다. 캠코가 관리 중인 국유지 73만여 필지 가운데 약 10.7%에 해당하는 7만 9000여 필지가 무단 점유 상태였지만, 이 중 70% 이상에 대해 변상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무단 점유자를 파악하고도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아 징수하지 못한 변상금만 25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액 체납자에 대한 채권 회수 역시 부실해, 1000만 원 이상 체납자임에도 압류 조치를 하지 않아 시효가 완성된 사례가 60건, 29억 원에 달했다.
윤석열 정부 시기 추진된 민생 금융 정책인 ‘새출발기금’ 운영에서도 도덕적 해이 관리 실패가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월 소득 8000만 원 등 변제 능력이 충분한 고소득 차주 1900여 명에게도 원금의 60% 이상, 총 842억 원이 감면됐다. 채무 감면 전후로 고액 가상자산을 보유하거나 가족에게 재산을 증여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지만, 캠코는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유자산 매각 절차 전반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기획재정부에 실태조사를 지시했다. 대통령은 “수의계약 매각 시 감정가 이상이 원칙 아니냐”며 국유재산 헐값 매각 의혹을 직접 언급했다. 이에 캠코는 감정가 이하 매각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절차 검토가 충분하지 못했던 점은 인정했다.
시민단체와 감사원 지적이 잇따르자 정부는 국유재산 매각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기획재정부는 300억 원 이상 국유재산 매각 시 국무회의와 국회 상임위 사전 보고를 의무화하고, 고액 매각에 대한 심사 절차와 정보 공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시민단체들은 수의계약 매각 정보 공개와 기준 명확화가 여전히 미흡하다며 추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감사원은 해동용궁사 매각과 관련해 캠코 임직원 3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을 요구했고, 국유재산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을 통보했다. 캠코는 감사 결과를 수용하고 전담 조직 신설과 제도 정비를 약속했지만, 반복된 관리 부실과 특혜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통제 장치와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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