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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는 홍보하면서 군민 질문엔 침묵"…예산군 '소통행정' 실종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장선화기자 송고시간 2026-07-15 10:34

자유게시판 민원 두 달 넘게 답변 없어… "군민참여 게시판 맞나"
현장 확인·추경 요구까지 했지만 게시판엔 설명 한 줄 없어
"작은 목소리 외면한 채 성과만 내세우는 행정" 비판
예산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좌), 서산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우) 캡처 이미지

[아시아뉴스통신=장선화 기자]예산군청 홈페이지 '군민참여 자유게시판'이 군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소통창구가 아닌 '일방통행 게시판'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행정은 민원을 접수했고 현장도 확인했다. 후속 조치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정작 군민에게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

군민이 원하는 것은 거창한 홍보가 아니라 "확인했고 이렇게 처리하고 있습니다"라는 한마디였지만, 그 답변은 두 달이 넘도록 자유게시판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논란은 지난 5월 5일 한 군민이 예산군청 자유게시판에 올린 '가야9곡 수해 쓰레기 방치' 민원에서 시작됐다.

민원인은 가야9곡 계곡 곳곳에 수해로 떠내려온 나뭇가지와 폐비닐, 농업용 자재 등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다며 6~9곡 구간 긴급 수거와 장마철 이전 정비계획 수립, 문화유산 훼손 여부 점검 등을 요청했다.

장마철 2차 피해는 물론 역사문화유산 훼손까지 우려한 민원이었다.

하지만 해당 게시글에는 현재까지 예산군의 공식 답변이 게시되지 않았다.

본지가 취재한 결과 예산군은 이미 지난 5월 현장 점검을 실시했고, 인력만으로 처리하기 어려워 추가경정예산을 요구한 상태였다.

또 문화유산 훼손 여부도 확인했으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수거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행정은 일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과정을 군민에게 전혀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지가 자유게시판 운영 방침을 묻자 예산군 관계자는 "자유게시판은 답변을 하지 않는다. 해당 부서로 전달만 한다"며 "답변을 원하면 국민신문고나 정식 민원창구를 이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운영 방식에 대해 지역사회에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군민참여'라는 이름을 내걸고 운영하면서도 정작 군민 질문에는 행정이 침묵하는 구조는 게시판의 존재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는 자유게시판이나 시민참여 게시판을 통해 담당 부서가 공개 답변을 하거나 처리 상황을 안내하고 있다.

서산시의 경우 시민 의견이 올라오면 담당 부서가 처리 결과를 공개해 동일한 궁금증을 가진 시민들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반면 예산군 자유게시판은 행정 답변은 물론 광고성 게시물까지 장기간 방치되면서 소통 기능마저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본지는 앞서 자유게시판에 광고 게시물이 무분별하게 게시되고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실태를 보도했지만 현재까지 운영 방식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은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이 제기한 문제를 어떻게 검토했고, 어떤 절차로 해결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것 역시 지방행정의 중요한 책무다.

공모사업 선정과 각종 평가, 국·도비 확보 실적도 중요하지만 군민이 체감하는 행정은 생활 속 작은 민원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행정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행정 전문가는 "자유게시판이 법정 민원창구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소통을 하지 않는 것은 주민 체감행정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라며 "답변 의무가 없더라도 담당 부서를 안내하거나 처리 현황만 공개해도 행정 신뢰는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가야9곡 민원은 쓰레기 수거 문제가 아니라 행정의 소통 방식이 도마 위에 오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군민들은 거창한 성과 홍보보다 자신들이 남긴 작은 질문에 대한 짧은 답변 하나를 원하고 있다.

민선 지방자치의 출발점은 군민과의 소통이다. 군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한 채 성과와 실적만 앞세우는 행정은 결국 주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군민참여 자유게시판'이 이름 그대로 군민과 행정을 잇는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날지, 아니면 답변 없는 게시판으로 남을지는 예산군의 운영 의지에 달려 있다.


tzb36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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