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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해양생태관광'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울진군 죽변항 대게위판 모습./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신화학자 아놀드 반 게넵은 통과의례라는 명저를 통해 사람의 일생을 '봄-여름-가을-겨울'의 계절의 순환으로 설명했다.
'겨울'은 계절의 끝이자 새 생명의 계절인 '봄'을 맞는 건널목이다.
때문에 '겨울'은 계절의 마지막이 아니라 새 생명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자양분을 쌓는 재충전의 시기이다.
경북 울진의 바다는 도통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짙푸른 청람빛이다.
멀리서 보면 속내를 알 수 없는 짙푸른 빛깔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속이 훤하다.
온몸이 금세 푸른 물에 물들 듯 청람빛 울진바다는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명징하며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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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트 해변'과 드라마세트장, 죽변등대를 품고 청람빛 바다를 배경으로 정물처럼 앉아 있는 경북 울진군 죽변항 대가실해변의 드라마세트장./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해파랑길 중 '200리 울진구간'은 전국 최고의 '에코힐링로드'
'해파랑길'은 동해를 박차고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삼아 걷는다는 뜻을 지닌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10개 구간 50개코스를 지닌 770Km의 '걷기길'이다.
이 중에서도 동해안의 절경과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117Km의 울진 구간'은 청람빛 바다와 동해로 치닫는 강과 이를 터전으로 삶을 일궈 온 갯사람들의 곡진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최고의 '힐링에코로드'이다.
"생태문화관광도시" 경북 울진군(군수 임광원)의 남쪽 관문이자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의 주산지 후포항에서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을 거쳐 '전국 최고의 자연산 미역' 주산지인 북면 고포(姑浦 할무개)포구까지 푸른 파도소리에 잠겨 이어지는 200리 바닷길은 "님을 만나는 설레임으로 울렁거리는" '수로부인의 연정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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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최고의 에코힐링로드로 각광받고 있는 경북 울진군 금강송면 ‘울진금강소나무숲길’.(사진제공=울진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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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최고의 자연용출 온천이자 보양온천인 경북 울진군 북면 덕구온천의 야외 스파.(사진제공=울진군청) |
울진의 200리 해안길은 주변에 즐비한 힐링 명소를 배태했다.
전국 제일의 수질을 자랑하는 자연용출온천인 덕구온천과 금강소나무숲길, 은어아치교, 민물고기전시관을 비롯 동해안 최고의 생태공원인 엑스포공원 등이 그것이다.
200리 길을 따라 바다를 담고 죽변항에서 싱싱한 해산먹거리를 맛보고 치톤피트가 바람처럼 날리는 금강소나무숲에서 자연을 담고 자연용출 보양온천인 덕구온천에서 삶을 되돌아 보는 일은 울진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일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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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내려다 본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과 대가실마을의 하트해변,드라마셋트장.(사진제공=울진군청) |
◆ 8000년전 고대사의 비밀을 품은 외세저항의 현장, 해산물 보고 죽변항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의 북쪽 관문이자 해산물의 보고 죽변항의 옛 이름은 '죽진(竹津)'이다.
낙동정맥이 동쪽으로 뻗어 이룬 동해안 천혜의 항구이다.
죽변항을 에돌아 감싸고 있는 죽변곳 일대에는 청동기시대 유물인 패총무지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삼국시대 당시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죽변성 유적과 당시 사용했던 '전죽(箭竹; 대화살촉을 만든 시누대의 일종) 숲'이 해풍을 머리에 이고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또 죽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 '노'와 '목재선박 목편'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울진 죽변항 일대가 동해연안 고대사의 단초를 제공해주는 중요한 역사고고학적 유적지임을 확인시켰다.
지난 2010년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즉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출토된 목재유물이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BC 5500년 전)에 낚시 도구를 싣고서 물고기잡이에 쓰인 '목재 선박'과 '노(櫓)'로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죽변지역이 동해연안 고대사의 현장임이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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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외세저항의 현장인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항의 죽변등대로 오르는 대숲길./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전죽' 숲은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군사용 대숲이다.
최근 울진군은 전죽 군락지를 '대숲길'로 조성하고 "용의 꿈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죽변등대를 품고 해안절벽을 끼며 조성된 하늘을 덮은 대숲길에 들어서면 세상은 고요하고 오로지 절벽을 부딪는 푸른 파도소리뿐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전죽이 울진지방의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어, 이의 군락지인 '대가실(죽변항 북동쪽 나들목)'은 국가적 요충지이자 외세 저항의 역사적 현장인 셈이다.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전죽(箭竹) 숲을 돌아 나오면 '드라마셋트장'과 '하트해변' '죽변등대'로 이름난 '죽변대가실' 해변을 만난다.
대가실 해변의 '하트해변'은 청람빛 바다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울진바다의 정수이다.
두발을 담그면 청람빛 바다가 금세 온 몸을 물들이듯 가슴 속엔 어느새 울진의 바다가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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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항의 일출.(사진제공=울진군청) |
◆ 한반도 고대사의 비밀을 캐는 아이콘…봉평신라비
특히 죽변항의 인근에서 주목할 만한 역사유적지는 '울진 봉평 신라비'이다.
죽변항을 찾으면 싱싱한 해산물의 주산지인 죽변항과 청람빛 바다를 가슴가득 들이는 대숲길과 함께 반드시 들러봐야 할 역사명소이다.
울진봉평신라비는 현재까지 발견된 고비 중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석비이다.
학계에서는 지금도 봉평신라비의 완전한 성격을 구명하지 못하고 있다.
음각된 문자를 완전히 해독하지 못한 까닭이다.
몇 해 전 울진군은 국비를 지원받아 한국 고대사의 현장인 '죽변 봉평리'에 '울진봉평신라비 전시관'을 조성, 개관했다.
특히 야외 전시관에는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고비석을 원형에 가깝게 제작.전시해 '고 비석 산 교육장'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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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태문화도시" 경북 울진군의 주요 해산특산물.(사진제공=울진군청) |
◆ 죽변항은 동해안 해산물의 "종다양성의 보고"
죽변항이 주목받는 까닭은 비단 이것에 머물지 않는다.
죽변항이 동해안 제일의 항구로 각광받는 까닭은 대게와 방어와 오징어와 대구와 미역과 고등어와 꽁치 등 동해안 어종의 '종 다양성'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생태자연사박물관임과 동시에 전통문화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민속의 보고라는 점이다.
또 여기에 동해안 인류의 시원지라는 역사성이 한데 어우러져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오롯이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죽변항은 지난 2002년 해양수산부로부터 '어항수질개선 대상 어항'으로 선정되어 동·남방파제 연장신설을 비롯 물양장 정비, 수제선 정비 등 동해안 제일의 어항으로 위용을 갖춘데 이어 최근 '죽변 미항가꾸기' 사업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또 울진군은 대숲길과 죽변등대 일원을 동해안 최고의 '등대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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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울진군의 남쪽 관문인 후포항의 대게 위판 모습.(사진제공=울진군청) |
◆ 죽변항 대게 위판은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생태관광의 정수
최근 휴일은 물론 평일, 새벽녘이나 아침 무렵이면 죽변항에는 외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삶의 역동성이 죽변항 싱싱한 활어처럼 튀어 오른다.
겨울, 평소보다 조금만 더 서둘러 동해를 박차를 떠오르는 해를 가슴에 안으며 죽변항을 찾으면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죽변항이 펼치는 역동적인 삶의 현장과 조우할 수 있다.
죽변항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역동적 드라마인 '해산물 위판 풍경'이 그것이다.
오전 9시 어부들과 대게상인들과 중매인들 그리고 죽변항을 찾은 외지 관광객들로 왁자한 죽변수협 위판장이 호루라기 소리에 정적을 되찾는다.
'울진대게' 공개 입찰을 알리는 소리이다.
죽변수협의 공개 위판은 경매방식으로서 죽변수협으로부터 위판 허가를 득한 중매인들만 참여할 수 있으며 일명 후다를 이용한 '최고가 낙찰' 방식이다.
죽변항에는 15명의 중매인이 활동하고 있다.
또 울진의 남쪽 관문인 후포항에는 40명의 중매인이 위판가격을 결정한다.
죽변항과 후포항을 이용하는 모든 어선은 반드시 위판과정을 거쳐야 한다.
죽변수협 직원인 경매사가 '위판을 알리'는 호루라기를 불며 가지런히 진열된 대게 앞에 서면 중매인들이 일제히 '대게 1마리의 가격'을 기입한 '후다(나무조각으로 만든 경매용 도구)'를 경매사에게 제시한다.
경매사는 후다를 내미는 순서대로 받아 제시한 금액을 확인한다.
경매사는 중매인이 제시하는 순서대로 '후다'에 적힌 가격을 재빠른 눈길로 읽어내고 기억한다.
이렇게 중매인이 제시한 가격을 일람한 후 경매사는 이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매인에게 낙찰한다.
대게는 주로 크기별로 구분해 진열해 놓은 무더기별로 경매를 붙인다.
울진대게 중 가장 최상품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마리 별로 따로 경매를 붙인다.
경매위판이 시작되면 흥청거리던 죽변항은 일순 고요 속으로 빠져든다.
중매인들의 눈초리는 경매사의 눈길과 표정에 꽂혀있다.
이렇듯 '울진대게'를 비롯 죽변항의 명품인 문어, 오징어, 방어, 대구, 새우 등 갖은 수산물은 모두 죽변수협의 위판을 거쳐 판매되므로 위판과정은 '한 편의 역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한다.
죽변항의 공개위판 광경이 울진 '생태문화관광'을 맛보는 묘미로 각광받는 것도 위판과정이 보여주는 역동적이면서도 짜릿한 긴장감 때문이다.
죽변항에 오면 동해바다의 싱싱한 생선을 속지 않고(?) 값싸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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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해양생태관광'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울진군 죽변항 대게위판 모습./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 국민이 가장 믿고 선호하는 대게 "울진대게"
올해 죽변항과 후포항을 비롯 구산항 등 울진군 내 크고 작은 항포구는 지난 3일 일제히 대게자망 그물을 바다에 던지고 대게 조업에 나섰다.
대게 첫 위판은 지난 15일 죽변항에서 펼쳐졌다.
이날 500마리의 대게가 위판됐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22일 대게 첫 조업이 시작된 이래 지난 2월 말까지 경북 울진의 죽변항과 후포항에서 생산된 대게는 45만9568㎏으로 105억2270여만원의 위판고를 올렸다.
또 지난 1월부터 2월 말까지 죽변항에서 잡힌 대게생산량은 21만7095㎏으로 54억7477만원의 위판고를 기록했으며 후포항에서는 24만2473㎏에 50억4793여만원의 생산고를 올렸다.
"울진대게"를 비롯 대게류는 법률로 금어기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대게 수컷에 한해 해마다 12월1일부터 이듬해 5월 말까지 포획을 허용하고 있으며, 암컷 대게는 년 중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대게의 본 고장인 죽변항과 후포항 등 울진지역 연안 대게 자망어업인들은 ▶대게 어족 자원 보존 ▶울진대게의 품질 확보 ▶울진대게 브랜드 가치 선양을 위해 지난 2014년부터 대게자망어선 1척 당 1일 위판량을 200마리로 한정하고, 선원 1인당 100마리씩을 더해 일반적으로 4명의 대게자망어선의 경우 1일 위판량을 600마리로 제한하는 "대게위판량 쿼터제"를 죽변수협과 연계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울진의 대게자망 어업인들은 자율적으로 감시단을 구성하고 불법대게조업 근절에 나섰다.
1일 위판량 제한을 통해 어획량을 한정시켜 실질적인 대게자원 보전에 나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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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석기시대 초기 유적군과 '울진대게' '문어' '대구' 등 싱싱한 해산물의 보고이자 동해안 최고의 미항(美港)인 겨울 죽변항 전경./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대게자원 보호에 팔 걷은 울진 어민들...1일 위판량 쿼터제 운영
울진지역 대게자망 어업인들은 대게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대게조업 개시일을 "11월부터 조업이 허용되는 법적 기일을 1달 늦춘 12월부터 조업에 나서기"로 자율적 규정을 정해 운영해 왔다.
울진지역 어업인들의 이같은 어자원 보호 노력은 정부 당국을 움직여 '대게조업 기간'을 1개월 늦춘 '12월1일부터 익년 5월31일까지'로 법제화했다.
또 자망 그물코도 기존의 180m/m 이상 규격을 240m/m 이상으로 늘이는 등 대게자원 보존에 앞장서 왔다.
어업인들은 또 죽변수협과 함께 "'물게(속이 차지않은 대게)' 연중 팔지도 사지도 말기" 캠페인을 연중으로 실시해 "울진대게"의 품격과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죽변항을 비롯 후포항과 사동,덕신,오산항 등 울진지역 주요 대게 생산 어항을 찾는 관광객들과 외지 대게상인들로부터 "가장 믿음직한 대게 브랜드"라는 찬사를 얻고 있다.
"맑은 햇살이 부서져 은빛 해비늘이 돋는 코발트빛 바다, 신라 수로부인의 은밀한 연정과 망양정ㆍ월송정의 200리 관동팔경을 따라 석류알처럼 쏟아져 나오는 스토리텔링, 후포.죽변항이 풀어놓는 싱싱한 먹을거리, 은어와 연어 그리고 울진금강소나무를 좆아 빠져드는 힐링"
청람빛 바다 속에서 갓 건져낸 울진대게와 싱싱한 물가자미 뭉텅 썰어 한 입 물고 죽변항 대숲길을 걸어보시라.
자연산 미역에 초고추장 발라 한입 가득 물고 청동기시대 옛 패총무지를 밟으며 왜구를 향해 날아가던 시누대를 설렁이는 바람소리 들어보시라.
어느 곳에서도 맛 볼 수 없는, 가히 죽변항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삶의 희열이자 소중한 자연의 질서를 재확인하는 성찰일 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