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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이러려고 만든 게 아닌데"…온누리상품권 '깡' 줄줄 새는 혈세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홍지은기자 송고시간 2017-02-24 16:45

온누리상품권 전통시장 활성화 역행 우려
지난 22일 기자가 대전 A시장을 찾아 온누리상품권으로 물건을 구매했다./아시아뉴스통신=홍지은 기자

#. 지난 1월 대전 A 시장에서 청과업을 하는 김 모(57) 씨는 두 자녀에게 은행에서 온누리상품권 50만원어치를 각각 구매하도록 했다.

가맹점주인 김 씨는 상품권을 직접 구매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자녀는 50만원어치 상품권을 5% 할인받아 47만5000원에 구매했다.

그리고는 며칠 뒤 가까운 금융기관을 찾아 상품권을 액면가 그대로 환전했다.

이들이 잠깐 발품을 팔아 단순 환전해 챙긴 이득금은 총 5만원.

김 씨는 "이번 달 말까지는 상품권을 1인당 50만원까지 구매할 수 있어서 주변에서 이런 방법을 쓰는 사람이 꽤 된다"고 털어놨다.

#. "상품권으로 1000원만 사도 거스름돈은 다 현금으로 드려요"

온누리상품권에는 '액면 금액의 60% 이상 구매 시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지난 22일 기자가 직접 대전의 전통시장 세 군데를 다녀본 결과 이 조건이 지켜지지 않는 곳이 대다수였다.

기자가 "상품권 금액의 60% 이상을 구매해야 잔액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나"라고 묻자, 상인은 "어차피 우리는 다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어서 상관없고 거슬러 줄 1000원짜리 상품권은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든 온누리상품권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특별할인제도를 악용해 환차익을 남기는 일부 상인이 있었고, 상품권 60% 이상 환전 조건도 지켜지지 않았다.

가맹점 상인들만 온누리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는데도 일부 상인들은 지인이나 친인척에게 상품권을 구매하게 하고 이를 다시 환전해 차액을 챙기고 있는 것.

문제는 상품권 할인금액은 정부 지원금으로 보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1만원짜리 온누리상품권에 5%의 할인율이 적용될 경우 9500원은 소비자가 부담하고 500원은 국고로 충당된다.

결국 '상품권 깡'은 혈세 낭비로 이어진다.

또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가맹점 상인을 제외한 구매자(소비자)들은 액면 금액의 60% 이상을 구매하면 남은 금액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상인들은 거스름돈을 상품권이 아닌 현금으로 주고 있었다.

상품권 액면 금액이 오롯이 전통시장에서만 사용돼야 하지만 거스름돈이 상품권이 아닌 현금화되면서 전통시장에서 사용해야 할 상품권이 결국 다른 곳으로 쓰이게 돼 정부가 애초 계획한 전통시장 살리기 취지를 무색게 하고 있다.

23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은 전국적으로 지난해 11월 208억원, 12월 415억원어치가 팔렸으나, 할인 한도가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어난 올 1월 2일부터 2월 14일까지는 1643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중소기업청이 올해 설을 맞아 지난 1월 2일부터 2월 28일까지 상품권 할인 한도를 50만원으로 늘리면서 판매액이 증가한 것이다.

대전에서는 2014년 7월 한 개인이 타인의 개인정보로 온누리상품권을 사 들인 후 되파는 수법으로 2억원이 넘는 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형사입건 되기도 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2015년 설과 추석, 2016년 설까지 총 3회 특별한인 제도가 시행됐는데 이 기간 환전으로 차익을 챙긴 가맹점 1633곳에 대해서는 지난해 위반행위 경중을 판단해 행정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환전 조건이 지켜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인 보호 차원에서 액면 금액의 60% 이상 구매 때만 현금으로 돌려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며 "아마도 상인들이 고객 편의를 위해 현금으로 바꿔주고 있는 것 같고 본래 규정에 맞도록 환전이 이루어지게끔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품권 불법유통을 완전히 차단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지만, 상인회와 가맹점을 상대로 부정유통 처벌 관련 교육과 모니터링을 통한 현장점검 등을 시행하고 있다"며 "할인 한도 확대는 명절 때 전통시장에 고객 유입을 촉진하고 소비 진작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제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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