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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하천이냐, 밀림이냐”… 청양군 하천관리 부실이 불러온 ‘예고된 침수’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준상기자 송고시간 2025-07-17 19:33

지천·구룡천 합류지점, 297mm 폭우에 침수·차량 고립 사고 발생
양어장 침수·국도 마비… 주민들 “하천 행정은 실패작” 날선 비판
“이게 하천이냐, 밀림이냐”/사진제공=아시아뉴스통신DB

[아시아뉴스통신=이준상 기자] 충남 청양군이 기록적인 폭우 앞에 또다시 무너졌다. 2025년 7월 17일, 청양군 전역에 걸쳐 최대 297mm의 폭우가 쏟아지며 산사태, 주택 및 양어장 침수, 도로 통제 등 크고 작은 재난이 이어졌다. 특히 남양면 온직리~용두리 구간, 지천과 구룡천이 만나는 하천 합류 지점에서 발생한 사고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 청양군의 구조적인 하천 관리 부실이 만들어낸 ‘예고된 침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불어난 물에 고립된 시내버스/사진제공=아시아뉴스통신DB


이날 집중호우로 인해 인근 양어장이 물에 잠기고, 국도29호선과 하천이 만나는 구간에서는 시내버스 한 대가 갑작스러운 급류에 갇혀 고립되는 아찔한 사고가 벌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 직후 수 시간 동안 도로 통행은 완전히 마비됐다.

수마가 할퀴고 간 용두교


그러나 주민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우연이나 불가항력으로 보지 않는다. “명백한 인재입니다.” 남양면 용두리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 이렇게 말했다. “하천정비를 한다면서도 우리 지역은 늘 빠졌어요. 해도 제방에 있는 나무 몇 그루 자르고 끝입니다. 하천 바닥은 수년간 갈대, 잡초, 수목이 뒤엉킨 채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이게 하천입니까, 밀림이지요.”

실제로 이 지역은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침수 위험이 지적돼 온 구간이다. 하지만 청양군은 수년간 하천 정비 대상지에서 해당 구간을 제외하거나, 보여주기식 형식적인 작업만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위기 상황에서 물의 흐름을 막은 하천 바닥의 수풀과 구조물은 곧바로 침수와 교통 마비로 이어졌다.

시민단체 관계자 B씨는 “본지와 함께 ‘이게 하천이냐, 밀림이냐’는 보도를 수차례 했지만 군은 귀를 닫았다”며, “물 흐름을 막고 있는 하천 바닥을 그대로 두고 제방만 정비하는 건 하천 행정이 아니라 관료주의 쇼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건 단순한 수해가 아니라, 수해를 만든 구조적 실패입니다.”

주민들은 “청양군의 대응은 사고가 터진 후에야 시작된다”며 사전 예방 부재를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온직리 주민 C씨는 “우리 동네는 비만 조금만 와도 도로가 물에 잠깁니다. 군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늘 ‘예산 부족’뿐이었습니다”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매년 수십억 원씩 투입되는 하천 정비 예산은 어디로 간 것인지 군이 설명해야 합니다.”

청양군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며, 향후 배수로 관리 및 하천 정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는 공식 같은 반응이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지역 시민사회는 “이제는 복구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실질적 책임자 문책과 정비 대상 선정 및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지 하천이 넘쳐난 것이 아니라, 하천을 관리해야 할 행정이 무너진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천과 구룡천은 해마다 흐르지만, 그 물이 사람들의 삶을 뒤흔들기 전까지 행정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묻고 있다. “비가 온 게 잘못인가, 아니면 물이 흐를 길조차 만들어 놓지 않은 관리가 잘못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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