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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에서 맺은 신뢰, 평생의 나눔으로"…원순희 목사, 영남대에 발전기금 기탁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윤석원기자 송고시간 2026-06-20 09:01

위탁 양육 학생 치료 인연으로 영남대병원에 깊은 신뢰 쌓여
시신기증 약정 이어 적금 모아 발전기금 1천만원 쾌척
18일 영남대학교에서 열린 원순희 목사의 발전기금 기탁식. 왼쪽 네 번째부터 최외출 영남대 총장, 원순희 목사.(사진제공=영남대학교)

[아시아뉴스통신=윤석원 기자] "힘들어하던 아이의 보호자로 영남대학교 병원과 서완석 교수님을 만났을 때, 큰 위로와 깊은 신뢰를 얻었어요. 저의 작은 기부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키우는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 학생의 아픔을 함께 견디며 찾았던 대학병원에서 얻은 신뢰가, 한 사람의 삶을 온전히 내어주는 숭고한 나눔으로 이어졌다. 평생 목회와 선교, 나눔을 실천해 온 원순희(81) 목사가 영남대학교(총장 최외출) 의과대학에 시신기증을 약정하고, 미래 의료인을 위한 발전기금까지 기탁해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최근 원 목사는 영남대를 찾아 의과대학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이에 앞서 약 5년 전에는 의학 발전과 교육에 기여하고자 영남대학교 의과대학에 시신기증을 약정했다. 이번 기부는 생애 마지막까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실천하겠다는 원 목사의 신념이 담긴 것으로, 시신기증과 발전기금 기탁이 함께 이뤄진 뜻깊은 나눔 사례로 평가된다.

이 이야기는 약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 목사와 영남대의 인연은 위탁 양육하던 한 학생을 통해 시작됐다. 당시 14세였던 이 학생은 원 목사와 함께 영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서완석 교수를 만나게 됐다. 진료와 상담이 이어지는 동안 학생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고, 원 목사는 병원과 의료진의 진심 어린 태도 속에서 큰 위안과 깊은 신뢰를 쌓게 됐다. 원 목사에 따르면 당시 학생은 학교에 가는 것보다 서 교수와 상담하러 병원에 오는 일을 더 좋아할 만큼 상담 시간을 기다렸다고 한다.

당시의 경험은 원 목사에게 학생의 보호자로서 단순한 치료의 기억을 넘어섰다.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살피는 의료의 가치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면서, 그는 사람을 살리고 사회에 헌신하는 의료인을 길러내는 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됐다. 그 믿음은 결국 자신의 삶의 마지막까지 의학교육을 위해 보태고 싶다는 결심으로 이어졌고, 영남대 의과대학에 시신기증이라는 숭고한 선택으로 연결된 것이다.

원 목사의 나눔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시신기증을 결정한 뒤 그는 의과대학 발전에 조금이라도 더 힘을 보태고 싶다는 마음으로 장학기금을 따로 마련하기 시작했다.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적금에 차곡차곡 마음을 모았고, 약속한 금액이 마련되자 지난 4월9일 직접 영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찾아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원 목사는 경제기획원 소속 조사통계국(통계청 전신)에서 20년간 공직자로 근무한 뒤, 1985년 서울장신대학교에 입학해 1989년 졸업 후 목회의 길을 걸었다. 이후 평생 선교와 봉사,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 왔으며, 국내외 어려운 이웃을 위해 형편이 닿는 범위에서 지속적으로 기부를 이어왔다. 이번 영남대학교 의과대학에 대한 시신기증과 발전기금 기탁 역시 그러한 삶의 연장선에 있다.

원 목사는 "넉넉한 삶은 아니지만, 살아오면서 늘 쓰는 것보다 나누는 일이 더 큰 행복이라는 사실을 배워왔다"면서 "영남대와 인연을 맺으면서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이들을 길러내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됐다. 그 마음을 하나씩 모아 다시 영남대를 찾게 됐다. 비록 작은 나눔이지만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나눔은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서완석 교수는 원 목사와의 오랜 인연을 떠올리며 깊은 감동을 전했다. 서 교수는 "오래전 환자 보호자로 만나 뵀던 원순희 목사님께서 언젠가 장학금을 마련해 꼭 기부하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며 "세월이 흐르며 제 기억 속에 아련히 남아 있던 그 말이, 의과대학 행정실의 연락을 받고 '원순희'라는 이름을 듣는 순간 생생하게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 오랜 약속을 잊지 않고 지키기 위해 다시 영남대를 찾아오셨다는 사실에 저도 모르게 울컥했다"며 "평생 나눔을 실천해 오신 목사님의 삶은 그때도 제게 깊은 가르침이었고, 지금도 큰 존경의 마음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원순희 목사님과 영남대학교의 인연, 그리고 그 인연이 시신기증과 발전기금 기탁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평생 나눔과 섬김을 실천해 오신 목사님의 삶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 목사님의 진심 어린 신뢰와 약속이 또 다른 생명을 살릴 미래 의료인을 키우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인류사회 번영에 공헌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영남대학교의 교육 철학 역시 목사님의 뜻과 맞닿아 있다"며 "목사님의 소중한 뜻이 우리 학생들에게 온전히 전해져, 생명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남대학교는 18일 오전 원순희 목사의 발전기금 기탁식을 가졌다. 이날 기탁식에는 영남대 최외출 총장과 서보건 대외협력부총장을 비롯해 김용대 영남대 의료원장, 원규장 의과대학장, 서완석 교수 등이 참석했다.

seok19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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