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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몸살’ 앓는 경기 지자체들… 곳곳서 인프라 갈등 폭발

[경기=아시아뉴스통신] 양종식기자 송고시간 2026-06-22 13:27

- 용인·평택 메가 클러스터 조성 속 안성·광주·하남 등 인접 지역 수자원·전력망 부담 호소
- 안성 농민 단체 23일 집회 예고… “고삼저수지 공업용수 직방류 계획 철회 촉구”
- 하남 동서
▲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된 AI 이미지.


정부가 추진 중인 대규모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 경기 남·동부권을 중심으로 본격화되는 가운데, 환경·수자원·전력 공급 문제를 둘러싼 인접 지자체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용인과 평택 등 핵심 생산 기지가 들어서는 지역과 안성·광주·하남 등 송전선로, 용수 관로 등 후방 인프라가 통과하는 인근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하면서, 이른바 ‘반도체 상생 잔혹사’가 지역 사회의 최대 뇌관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고삼저수지 방류수 갈등… 안성 지역 사회, 23일 대규모 집회 예고


가장 가시적인 갈등이 분출되는 곳은 경기 안성시다. 안성 지역 농민회와 이·통장협의회는 오는 23일 오전, 안성 보개면 남풍리 풍정교차로에서 출발해 용인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까지 행진하는 항의 집회를 예고했다.


갈등의 핵심은 최근 SK하이닉스 측이 진행한 공업용수 시운전 기습 방류였다. 지난 11일부터 수차례에 걸쳐 하루 최대 약 26만 8,000톤에 달하는 공업 오폐수가 한천을 지나 안성 농업의 젖줄인 고삼저수지로 흘러들자, 지역 농민들이 수질 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 측은 당초 평택 방면으로 우회하기로 했던 방류수 노선이 2020년 말 경기도, 안성시, SK하이닉스 간의 상생협약 과정에서 고삼저수지 직방류로 변경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농민 단체들은 해당 협약 과정에서 실제 경작자들의 의견 수렴 절차가 미흡했다고 주장하며, 오폐수 및 미량의 화학 물질 유입이 친환경 농업 기반과 저수지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방류수 관로의 우회 노선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는 상황이다.


‘물길’·‘전기길’도 갈등 정면 충돌… 광주·하남 관로·전력망 구축 교착


수자원 외에 반도체 라인 가동의 필수 조건인 전력 공급망 구축을 둘러싼 경기 동부권의 진통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광주시의 경우, 용인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 가동을 위해 관내를 관통하는 약 46.9㎞(광주시 경유구간 16.5㎞)의 ‘통합용수 공급 관로’ 매설 사업 계획이 발표되면서 지역 정가와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은 지방선거 직후 임기 시작을 앞둔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7일과 19일에 이어 22일 오전에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 앞을 찾아 이례적인 연속 1인 시위를 전개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그는 국가 첨단산업의 필요성에는 전적으로 공감하면서도, 정작 광주시민들의 희생과 불편을 전제로 한 대규모 관로 공사가 추진되면서 실질적인 보상이나 상생 대책은 전무하다는 점을 강력히 규탄했다. 사실상 광주시민이 철저히 배제된 일방통행식 사업 추진이라는 비판이다.


동해안 발전소의 전력을 전력 소비가 집중되는 수도권 산단으로 수송하기 위한 핵심 허브인 하남시 동서울변전소 증설 사업 역시 장기 교착 상태다.


한국전력은 기존 옥외 설비를 건물 내부로 넣는 옥내화 작업과 함께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소 증설을 추진해 왔으나, 주민들이 전자파 유해성과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하남시가 건축허가 등 관련 인허가를 내주지 않아 약 2년째 사업이 중단됐다.


특히 최근 지방선거를 통해 변전소 증설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주민 동의 없는 인허가 불가를 공약한 이현재 하남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들 지자체장의 향후 행보와 결단이 동서울변전소 갈등 해결의 최대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지자체의 인허가 협조 없이는 정부와 한전이 추진하는 전력망 확충 일정의 차질이 불가피한 만큼, 새로 출범할 지방정부 사령탑의 선택에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수혜와 부담의 불균형"… 대안 마련 필요성 부각


이 같은 연쇄적 갈등의 근본 원인은 첨단 산업 단지 유치로 인한 세수 증대,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효과는 특정 지자체에 집중되는 반면, 그에 따른 환경적 부담과 인프라 매설로 인한 규제는 인접 지자체가 짊어져야 하는 비용과 편익의 비대칭 구조에 있다.


이에 따라 단편적인 일시 보상 체계를 넘어 합리적인 이익 공유 메커니즘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자체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최근 SNS를 통해 반도체 대기업과 수혜 지자체가 얻는 편익의 일부를 인프라 통과 지역 주민들과 공유하는 방안이나 관련 지방세 배분 구조 개편 등의 법제화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정부와 관련 부처는 지방정부 대표들과의 소통을 통해 주민 수용성을 높이는 보안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누적된 갈등을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첨단 산업 육성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발 중심의 일방적 추진 방식에서 벗어나, 인접 지자체 간의 공정한 비용 분담과 제도적 상생 모델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뉴스통신=양종식 기자]


didwhdtlr784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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