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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삼 작가의 ‘오월, 소년의 기억을 걷다’ 점자책으로 발간돼

[광주전남=아시아뉴스통신] 고정언기자 송고시간 2026-07-18 13:08

전남광주특별시 점자도서관,손끝 감각 통해 5.18민주화 운동 접할수 있어
오디오북과 또다른 울림통해 5.18 되새기는 훌륭한 길라잡이 역할 기대 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점자도서관이 펴낸 이돈삼 작가의 점자도서 ‘오월, 소년의 기억을 걷다’  상하권 표지./사진제공=이돈삼

[아시아뉴스통신=고정언 기자]한국민주주의 분수령이 된 1980년 오월. 그날의 기억을 손가락 끝으로 짚어가며 읽을 수 있는 ‘점자(點字)’ 도서가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점자도서관(관장 마광석)은 이돈삼 작가의 책 ‘오월, 소년의 기억을 걷다’를 점자책으로 펴냈다고 18일 밝혔다.
 
점자책은 눈으로 보는 활자가 아닌, 손끝으로 만져 읽는 촉각 문자로 이뤄져 있다.

6개의 점 배열로 이뤄진 점자는 점의 위치 조합에 따라 자, 숫자, 기호로 표현된다.
 
'오월, 소년의 기억을 걷다' 점자도서 발간은 그동안 비장애인 전유물로 여겨졌던 역사문화 콘텐츠를 시각장애인들도 함께 누리고, 손끝의 감각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기존 시각장애인용 도서가 주로 오디오북(소리도서) 중심이었다면, 점자책은 독자 스스로 문장 하나하나, 쉼표 하나까지 손가락 끝으로 짚어가며 읽을 수 있어 소리로 흘러가 버리는 오디오북과는 또 다른 울림을 준다.
 
이돈삼 작가의 책 '오월, 소년의 기억을 걷다'는 1980년 당시 광주와 전남에서 펼쳐진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를 따라가는 오월길 여행책이다.

책은 일반적인 역사 안내서를 넘어, 독자가 저자와 함께 천천히 ‘오월길’을 걷는 듯한 체험을 제공한다.

남도의 길을 누구보다 오래 그리고 깊이 걸으며 기록해 온 저자는 5·18 사적지 안내해설사로 현장을 누비며 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광주와 전남 곳곳의 사적지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5·18 사적지 따라가는 오월길 여행’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광주와 전남의 오월 흔적을 따라 걸으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마주하게 한다.

그 길에서 만나는 사적지 하나하나에 사람 이야기와 시대 숨결을 담아내며, 독자들이 오월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걷고, 느끼고, 기억하게’ 한다.
 
오월길 여행. 그 여정은 길의 의미를 짚어보는 1장에 이어 광주(2, 3장)와 전남 일대(4, 5장)로 향한다.
 
전남대학교 정문에서 시작된 1980년 5월 항쟁의 불씨는 금남로와 옛 전남도청, 상무관, 전일빌딩 등으로 이어지며 점차 확대된다.

이 공간들은 당시 시민들의 저항과 연대, 그리고 희생이 응축된 ‘살아 있는 역사’로 그려진다.

저자는 사적지에 얽힌 사건과 이야기를 풀어내며, 독자가 그 자리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한다.

계엄군의 폭력, 시민들의 헌혈과 주먹밥 나눔, 그리고 ‘해방광주’의 자치공동체 경험 등 많은 현장에 깃든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들은 깊은 울림을 준다.
 
책 5장 후반부의 ‘사적지 표지석 디자인에 담긴 5월 상징’에서는 조각가 김왕현이 5·18 사적지 표지석을 만든 계기와 표지석이 지닌 상징적 의미를 들려준다.
 
여정의 대미를 장식하는 ‘5월 영령 추모하는 아름다운 이팝나무꽃’에서는 5·18민주묘지 가는 도로변 가로수길의 이팝나무와 그 꽃이 5월 광주와 민주묘지를 상징하는 꽃으로 자리잡은 연유를 이야기한다.

부록 성격의 6장 ‘그날의 현장, 기억의 공간’에서는 5·18 광주사적지 30곳(33개 지점)과 목포, 나주, 화순, 강진, 해남, 영암, 무안, 함평, 장흥 등지의 전남사적지 30곳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했다.
 
책에 실린 240여 장의 사진(저자 직접 촬영, 일부 관련 단체나 유족 제공)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생생한 시각적 증거이며, 독자에게 기억을 ‘보는 경험’으로 넓혀준다.

총탄 자국이 남아 있는 건물이나 사적지 표지석, 묘역 풍경 등은 지워지지 않는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돈삼 작가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사라지고, 기억하면 이어지고 계승된다”면서 “오월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져야 할 가치이고 민주주의와 인권, 공동체적 연대는 오늘의 과제로 다시 소환돼야 한다는 발로에서 책을 펴내게 됐다”고 했다.
 
마광석 점자도서관장은 “5·18 민주화운동은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지만,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도서는 턱없이 부족했다”면서 “기억의 장벽을 허물고 시각장애인들이 오월의 숭고한 정신을 마음 깊이 새기고, 오월길 여행을 하는데 점자책 '오월, 소년의 기억을 걷다'가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jugo3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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