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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안전공사 인사처장, 아들 채용에 관여하고도 경징계 처분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강태진기자 송고시간 2026-10-05 00:00

가스안전공사./아시아뉴스통신DB


[아시아뉴스통신=강태진 기자]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채용업무를 총괄하던 인사처장이 자신의 아들이 공사 공개채용에 지원한 사실을 알고도 법정 기한 안에 신고·회피하지 않은 채 두 달 넘게 채용 관련 문서를 결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공사는 이를 ‘경과실’로 판단해 가장 가벼운 징계인 견책 처분에 그쳐 솜방망이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최수진 의원(국민의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인사처장(1급) A씨는 2025년 하반기 정규직(채용형 인턴) 공개채용에 아들이 지원한 사실을 전형 초기인 9월경 인지했다. 해당 채용은 필기시험에만 1,001명이 응시해 224명이 통과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5조제1항은 공직자가 채용 등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사적이해관계자가 있음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신고하고 회피를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공공기관)에 해당하며,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적용 대상임. 
. 그러나 A씨가 회피를 신청한 것은 서류·필기·면접 전형이 모두 끝난 12월 4일이었다. 그마저도 채용담당자가 합격예정자의 제출서류를 검증하다 가족관계를 발견해 보고한 뒤였다. 아들은 이후 최종 합격했다.

① 아들 응시 중에도 채용 결재 계속… ‘검증위원회’ 스스로 전결

공고 이후 신고 전까지 A씨가 결재선에 포함된 채용문서는 서류전형 추진계획(9.24.)·결과보고(10.15.), 필기시험 추진계획(10.22.)·결과보고(11.4.), 면접시험 추진계획(11.24.) 등 전형별 문서 5건과 채용과정 검증위원회 문서 2건을 합해 모두 7건이다.

특히 A씨는 서류전형의 절차와 평가결과가 적정했는지 점검하는 ‘1차 채용과정 검증위원회’의 개최계획(10.2.)과 결과보고(10.15.)를 처장 전결로 직접 처리했다. 공사 「공정채용 관리지침」은 검증의 독립성을 위해 채용부서장과 직원을 검증위원에서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제56조제3항). 그런데 정작 자녀가 응시한 전형을 검증하는 절차의 계획과 결과를 이해관계가 있는 채용부서장이 스스로 확정한 것이다.

A씨가 아들의 면접을 앞둔 11월 24일 결재한 면접시험 추진계획에는 평가방법과 선발기준은 물론 내부위원 후보와 외부 면접위원 명단까지 첨부돼 있었다. 공사 지침은 심사위원 명단의 사전 유출을 채용 공정성 침해 행위로 금지하고(제9조), 응시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채용업무 결재권자는 심사위원으로 선정할 수 없도록(제27조) 하는 등 결재권자의 정보 접근을 공정성 위험 요인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들이 면접 대상자인 상황에서 채용 총괄자가 면접위원 정보가 담긴 문서를 결재한 셈이다.

② 결재·전결 하고도 “실무 관여 없다”며 경과실 처분… 솜방망이 처분

공사 감사는 올해 3월 26일 징계처분요구서에서 A씨가 “채용 전형 진행, 합격자 결정 및 면접위원 선정 등 실무에는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사 「상벌규정」상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에 해당한다고 보고 견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전형별 추진계획·결과보고 결재와 검증위원회 전결은 채용 절차에 대한 공식적인 의사결정이다. 채용 진행을 결재선에서 승인해 온 채용 총괄자를 ‘실무 관여 없음’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어 4월 13일 열린 인사위원회(참석 위원 8명 중 내부 6명, 외부 2명)는 무기명 투표에서 견책 6표, 경고 2표로 견책을 의결했고, 사장은 이튿날 견책 처분을 확정했다. 견책보다 무거운 징계 의견은 한 표도 없었다. 참석한 내부 위원에는 A씨의 후임 인사처장도 포함됐다.

③ 신고서 ‘안 날’은 12월 4일… 과태료 통보도 확인 안 돼

A씨가 제출한 사적이해관계자 신고서에는 이해관계를 안 날이 ‘12월 4일’로 적혀 있다. 감사와 인사위원회가 인정한 인지 시점(9월경)과 두 달 넘게 차이가 나지만, 기재 경위에 대한 조사나 판단은 제출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징계사유도 지연신고에 한정됐다.

또한 이해충돌방지법 제5조제1항 위반은 같은 법 제28조에 따라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지만, 공사는 과태료 부과를 위해 관할 법원에 위반 사실에 대해 법적조치를 하지 않았다. 

공사가 제출한 「공정채용 관리지침」은 심사위원이 지원자와 친족관계 등에 있으면 선정에서 제외하고 면접에서 회피하도록 하고 있지만(제27조·제28조), 채용관리부서장이나 결재권자의 가족이 응시한 경우 결재선에서 배제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또한 블라인드 채용 특성상 채용부서가 응시자와 임직원의 가족관계를 알기 어려운데도, 채용업무 관계자가 응시 단계에서 스스로 이해관계를 신고하도록 하는 장치도 없었다.

최수진 의원은 “채용 공정성을 책임져야 할 인사처장이 아들의 응시 사실을 알고도 두 달 넘게 신고하지 않은 채 채용문서를 결재하고, 자녀가 응시한 전형의 검증 결과까지 직접 전결했다”며 “이를 ‘경과실’로 보고 가장 가벼운 견책으로 마무리한 것은 전형적인 제 식구 감싸기이자 솜방망이 처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필기시험에만 1,001명이 응시할 만큼 공기업 채용에는 청년들의 절박함이 걸려 있다”며 “채용 총괄자의 이해충돌을 이렇게 가볍게 처리하면 어떤 응시자가 채용 결과를 믿겠느냐”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특정감사 결과보고서 전문과 전형별 점수·합격선 등 관련 자료를 검증해 부실 감사 여부를 따지겠다”며 “채용 결재권자의 회피 의무화와 응시 단계 이해관계 자기신고제를 즉시 도입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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