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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아시아뉴스통신DB |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2일 일생에서 가장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교육감직을 유지하느냐 내려놓느냐의 마지막 갈림길에서 중도하차의 위기를 사실상 면했기 때문이다.
‘충북교육호’ 역시 선장인 김 교육감이 직을 유지하게 됨에 따라 그동안 가졌던 위기의식을 떨쳐버리고 보다 힘찬 고동을 울리며 항해를 이어나가게 됐다.
대전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유상재)는 이날 오후 2시 호별방문금지 규정 위반과 사전선거운동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김 교육감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이로써 김 교육감은 지난해 6.4선거 하루 뒤인 6월5일 호별방문 금지규정 위반 혐의로 첫 기소된 이후 무려 17개월 동안 따라다녔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교육감 직을 유지하게 됐다.
무려 25번째 법정에 서서야 법의 심판이란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됐다. 김 교육감의 바람대로 길고 어두웠던 터널의 끝자락에서 밝고 환한 출구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고비’
검찰 측의 상고가 있더라도 형량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 파기환송심은 이미 대법원의 법리 판단을 받은 상태에서 고등법원이 다시 형량을 정해 선고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검찰이 다시 상고할 경우에도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정의의 여신’은 이미 지난달 29일 김 교육감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열린 또 다른 선거법 위반 혐의의 상고심에서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80만원을 확정 받음으로써 일단 큰 고비를 넘긴 상태였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이날 기부행위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 교육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건과 관련해 앞서 1심은 “기부행위가 교육감 선거를 동기 또는 빌미로 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사전선거운동 혐의 또한 “검찰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압수수색이 위법하게 이뤄져 증거능력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양말 기부 혐의에 대해서만 무죄를 선고하고 편지 발송 관련 사전선거운동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을 깨고 유죄를 인정해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이어 이날(10월29일) 열린 대법원 상고심에서 직위 유지형에 해당하는 벌금 80만원이 최종 확정됨으로써 기부행위와 사전선거운동 혐의에 대해선 종지부를 찍은 상태였다.
김 교육감은 이날 대법원 판결이 있기 전 자신의 SNS에 “길고 긴 동굴의 끝자락에 놓인 관문들을 만나게 된다. 곡절 많고 어두웠던 터널의 밝고 환한 출구를 보게 되길 조용히 기도해 본다”고 심정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바람이 2일 파기환송심에서도 이뤄져 결국 17개월에 걸친 긴 ‘법의 터널’을 빠져나오게 됐다.
◆충북지역·교육계 ‘쌍수로 환영’
대법원 상고심과 대전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잇따라 김 교육감에 대한 직위 유지형 판결이 난 것은 비단 김 교육감뿐만 아니라 충북지역사회, 나아가 충북교육계의 입장에서도 ‘다행스러운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6.4동시지방선거에서 충북 최초의 진보교육감으로 당선돼 보수성향이 강한 충북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와 이목을 집중시켰던 김 교육감이었지만 당선 직후부터 씌워진 ‘선거법 굴레’로 인해 여러 어려움을 겪어 왔다.
지역사회는 지역사회대로 ‘사상 초유의 직선교육감 중도하차’란 불명예를 떠안지 않을까 크게 우려했고 교육계는 교육계대로 새롭게 추진되는 교육정책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적이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이 같은 우려와 걱정을 모두 떨쳐버리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1일 김 교육감의 취임 이후 출항 16개월째를 맞은 충북교육호도 ‘표류’의 우려를 떨쳐내고 보다 힘찬 항해를 이어가게 됐다. 소통과 혁신을 표방하는 선장을 필두로 모든 교육가족이 하나가 돼 도민이 선택한 ‘변화의 충북교육’을 이룰 수 있는 실제적인 출발선상에 서게 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간 어수선한 분위기로 인해 제대로 일손이 잡히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제부터는 모든 우려를 떨쳐버리고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돼 모든 직원이 반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휘청거리는 충북교육호를 바라본 지역민들도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역의 한 인사는 “‘김병우 교육감호’의 위상이 비로소 바로 서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충북의 모든 교육정책이 흐트러짐 없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처’는 남아 있어
아직 상고심 여부가 남아 있지만 김 교육감에 대한 그동안의 재판 과정은 많은 것을 남겼다.
무려 25번이나 김 교육감을 재판정에 세우고서야 사실상 종지부를 찍은 만큼 그동안 공판이 이어질 때마다 검찰의 표적수사니 공권력 남용이니 하는 ‘말’들이 적잖이 나돌면서 지역의 또 다른 이슈가 되기도 했다.
특히 김 교육감이 전교조 출신의 진보교육감이란 이유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범케이스로) 법적 심판의 표적이 됐다는 등의 소문까지 나돌아 한때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뒤숭숭했던 점은 지역의 아픈 상처로 남아 있다.
이번 재판 결과는 검찰이나 김 교육감 측 모두 ‘반쪽의 승리’로 끝났다.
검찰은 비록 김 교육감의 직을 박탈하는 당선무효형(직위상실형)을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제기한 혐의에 대해 대부분 유죄를 이끌어냄으로써 나름대로 ‘체면’을 유지하게 됐다.
김 교육감 역시 검찰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교육감 직 유지라는 최소한의 결과를 얻어냄으로써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검찰의 공소 사실 대다수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에서 ‘직은 유지됐으나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딱지는 임기 내내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할 것은 김 교육감이 입은 상처이다. 김 교육감은 그간 사석에서 “무려 20번 넘게 재판정에 서는 동안 정신이 피폐해 질대로 피폐해 지는 등 정신적 부담감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련의 재판과정과 관련해 가장 소외돼 온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