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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용 시인./아시아뉴스통신=전철세 기자 |
"점자, 그녀가 환하다"
봐라, 점자 그녀가 환하게 피어나고 있잖니
흑점이 툭툭 부호 교란하며 농간 부릴 때만 해도
점자, 저렇게 환하게 피어날 줄 몰랐잖니
열다섯 달덩이 점자, 이울고 환해지기까지
볼우물 깊숙이 수많은 월계수 심어 가꾸는 수고 왜 없었겠니
디딜방아 같은 우묵한 어둠들 통째로 찧어 손끝에 날염도 하고
부르튼 입술에 흐드러지게 꽃씨도 뿌려보며
살아도 그믐이었을 어둠 몰아내기까지
캄캄한 세상과 왜 창창히 마주하지 않았겠니
점자, 그녀 지문에 노란 달맞이꽃 묻어나기까지
새들이 찍어대는 모호함의 발자국에 주파수도 맞춰 보며
두려움과 설렘의 안테나 잘게 썰어 마중 나가던 수고 왜 없었겠니
이제는 그믐도 보름이고 보름도 보름인 점자
문워크로 환하게 꽃길 걷고 있잖니
봐라, 점자 머리핀에도 둥글게 꽃은 피어나고 있잖니
시 ‘옹이’로 2014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던 박주용(56)시인이 ‘점자, 그녀가 환하다’라는 첫 시집을 출간했다.
제8회 시산맥사 기획시선 공모 당선시집이기도 한 첫 시집을 출간한 박 시인은 “들, 들을 들인다. 들을 들여 들의 빛깔에 어울리는 이름 불러보면 저릿하고, 푸릇하고, 불긋하게 응답한다. 내 시는 들과 조응했던 빛깔에 대한 읊조림이다. 역설도, 반골도, 혁명도 없다. 들에 대한 몸과 마음의 기억세포, 스캔하여 갈무리한다. 첫 시집, 망각의 시작이다”고 읊조렸다.
시인의 첫 시집에는 1부 무채빛 노래, 2부 물빛 노래, 3부 땅빛 노래, 4부 하늘빛 노래로 구성해 신춘문예 당선작인 ‘옹이’를 비롯해 60편의 시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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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용 시인 제8회 시산맥 기획시선 공모 당선시집 "점자, 그녀가 환하다"./아시아뉴스통신=전철세 기자 |
시산맥 발행인 문정영 시인은 “‘내가 나를 데리고 묵상에 들어야’ 할 나이가 되면 ‘옹이’도 내 몸을 거쳐 간 상처(냄새)라는 것을 배운다. 그래서 이번 박주용의 첫 시집은 그의 삶의 내력으로 읽어야 한다. 그 내력을 다 읽고 나면 박주용 시인의 새로운 시편들을 잘 익은 ‘알곡’처럼 기다리게 될 것”이라며 첫 시집 발간을 축하했다.
건양고등학교 교사로 재임하고 있는 박주용 시인은 화요문학 동인, 시산맥 특별회원으로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2014), CJ 문학상(2004), 옥천신인문학상(2005) 등을 수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