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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시인, 첫 시집 ‘점자, 그녀가 환하다’ 출간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전철세기자 송고시간 2016-01-29 12:40

‘내가 나를 데리고 묵상에 들어야’ 할, 50대 중반의 ‘알곡’
박주용 시인./아시아뉴스통신=전철세 기자

"점자, 그녀가 환하다"

봐라, 점자 그녀가 환하게 피어나고 있잖니
흑점이 툭툭 부호 교란하며 농간 부릴 때만 해도
점자, 저렇게 환하게 피어날 줄 몰랐잖니
열다섯 달덩이 점자, 이울고 환해지기까지
볼우물 깊숙이 수많은 월계수 심어 가꾸는 수고 왜 없었겠니
디딜방아 같은 우묵한 어둠들 통째로 찧어 손끝에 날염도 하고
부르튼 입술에 흐드러지게 꽃씨도 뿌려보며
살아도 그믐이었을 어둠 몰아내기까지
캄캄한 세상과 왜 창창히 마주하지 않았겠니
점자, 그녀 지문에 노란 달맞이꽃 묻어나기까지
새들이 찍어대는 모호함의 발자국에 주파수도 맞춰 보며
두려움과 설렘의 안테나 잘게 썰어 마중 나가던 수고 왜 없었겠니
이제는 그믐도 보름이고 보름도 보름인 점자
문워크로 환하게 꽃길 걷고 있잖니
봐라, 점자 머리핀에도 둥글게 꽃은 피어나고 있잖니

시 ‘옹이’로 2014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던 박주용(56)시인이 ‘점자, 그녀가 환하다’라는 첫 시집을 출간했다.

제8회 시산맥사 기획시선 공모 당선시집이기도 한 첫 시집을 출간한 박 시인은 “들, 들을 들인다. 들을 들여 들의 빛깔에 어울리는 이름 불러보면 저릿하고, 푸릇하고, 불긋하게 응답한다. 내 시는 들과 조응했던 빛깔에 대한 읊조림이다. 역설도, 반골도, 혁명도 없다. 들에 대한 몸과 마음의 기억세포, 스캔하여 갈무리한다. 첫 시집, 망각의 시작이다”고 읊조렸다.

시인의 첫 시집에는 1부 무채빛 노래, 2부 물빛 노래, 3부 땅빛 노래, 4부 하늘빛 노래로 구성해 신춘문예 당선작인 ‘옹이’를 비롯해 60편의 시를 담았다.

박주용 시인 제8회 시산맥 기획시선 공모 당선시집 "점자, 그녀가 환하다"./아시아뉴스통신=전철세 기자

시산맥 발행인 문정영 시인은 “‘내가 나를 데리고 묵상에 들어야’ 할 나이가 되면 ‘옹이’도 내 몸을 거쳐 간 상처(냄새)라는 것을 배운다. 그래서 이번 박주용의 첫 시집은 그의 삶의 내력으로 읽어야 한다. 그 내력을 다 읽고 나면 박주용 시인의 새로운 시편들을 잘 익은 ‘알곡’처럼 기다리게 될 것”이라며 첫 시집 발간을 축하했다.

건양고등학교 교사로 재임하고 있는 박주용 시인은 화요문학 동인, 시산맥 특별회원으로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2014), CJ 문학상(2004), 옥천신인문학상(2005)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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