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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현대인들에게 잊혀진 '꿈'을 주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황교덕기자 송고시간 2016-02-02 15:45

자료사진.(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컨텐츠)

순수하게 꿈을 쫓는 사람들은 어리석다고 여겨지는 때가 있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그랬고 또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하 ‘한개사’)의 크리스토퍼가 그랬다. ‘한개사’는 ‘꿈’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진 지금, 특별한 꿈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했다. 

‘한개사’는 자폐아 크리스토퍼가 유일하게 친구로 여기는 개 웰링턴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시작된다. 이후 크리스토퍼는 웰링턴을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기 위해 처음으로 세상에 발을 내딛는다. 

크리스토퍼는 15년간 모르는 사람과 대화조차 나누지 않았고, 대중교통 한 번 이용해본 적 없다. 그는 다른 사람의 손이 몸에 닿기만 해도 개소리를 내며 모두를 당황시킨다. 그런데 그의 이런 모습에 나도 모르게 공감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우리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모든 일에 도전하며 세상 살아가는 법을 배워왔다. 이런 일반적이 과정들이 크리스토퍼에게는 조금 늦게 그리고 좀 더 과장되게 다가온 것은 아닐까. 

‘한개사’는 마크 헤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이미 해외에서 올리비에 어워드 7관왕, 토니상 5관왕을 달성했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김태형 연출의 지휘 아래 더욱 섬세하게 재탄생했다. 이야기는 액자소설형식으로 진행되며 관객들에게 말 거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관객들이 크리스토퍼의 삶을 같이 살고 있다는 느낌이다. 

자료사진.(사진제공=아시아브릿지컨텐츠)

또 ‘한개사’는 무대를 화려하게 만드는 다양한 조명과 홀로그램을 이용해 크리스토퍼의 내면을 훌륭하게 표현했다.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자폐아 크리스토퍼의 생각을 창의적인 방법으로 고스란히 시각화 했다. 상징화된 숫자와 브랜드 마크로 꾸며진 벽들은 그의 정신세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음향도 가장 원초적인 주파수와 전자음을 사용해 크리스토퍼가 인지하는 ‘정보’ 자체를 표현한다. 

더불어 ‘한개사’가 더욱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주조연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이 있었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극 중 감정선의 핵심 인물들이다. 크리스토퍼의 아버지 에드(김영호 분)는 가슴 절절한 부성애로 크리스토퍼에게 끊임없이 “크리스토퍼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것만 알아주렴”이라고 외친다. 어머니 주디(양소민)도 마찬가지다. 그는 크리스토퍼를 사랑하는 마음과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 가운데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자폐아 부모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크리스토퍼 역의 윤나무는 막대한 양의 대사도 흔들림 없이 전달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극의 후반부에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시오반 역의 김지현, 로저 역의 김동현을 비롯한 배우들도 극의 흐름을 흔들림 없이 이끌면서 자연스러운 극을 완성했다. 

때때로 다른 것을 무시하고 꿈만 꾸는 사람을 위험하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잊고 도전조차 포기해 버리는 현대인들에게, 크리스토퍼의 위대한 메시지는 지금 당장 필요한 것 같다. 관객들에게 꿈에 대한 순수한 여운을 남긴 ‘한개사’가 남은 공연에도 진성성있는 연기와 신선한 볼거리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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