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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무는 가을을 담다"...봉화 분천•양원•승부역이 들려주는 가을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6-11-06 23:06

'백두대간 협곡열차' 기점인 분천역./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겨울로 들어서는 초입인 입동(立冬)을 이틀 앞둔 휴일인 5일 생태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경북 봉화군 분천역에는 마지막 가는 가을정취를 즐기려는 행락객들의 발길로 분주하다.

5일 오후 1시. 조용한 산중마을인 분천마을에 대형 관광버스가 잇따라 주차장에 정차하면서 한 무리의 단풍행락객들이 쏟아져 나온다.

백두대간 협곡열차 운행구간인 '분천-양원-승부역'으로 운행하는 정동진 행 일반열차를 타기위해서다.

최근 철도노조 파업으로 백두대간협곡열차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공식 'V-Train'을 승차하는 즐거움은 얻지 못했지만 일반열차를 이용해 우리나라 최고 오지 역(驛)인 승부역에 이르는 늦가을 풍광과 정취를 느끼려는 관광객들의 발길로 열차는 금세 가득 찬다.

'V-Train'은 ‘하늘도 세 평 땅도 세평’의 열차가 아니면 갈 수 없는 백두대간 협곡인 '분천-철암'을 오가는 국내 최초 개방형 관광열차의 공식 이름이다.

분천역에서 오후 2시 36분 출발하는 정동진 행 일반열차는 백두대간 협곡의 늦가을 정취를 담으려는 관광객들을 싣고 처녀림의 가을 속으로 들어간다.
 
'백두대간협곡열차'마을이자 사계절 생태관광명소 각광받고 있는 '산타마을'인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분천역 마을./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최근 봉화군은 백두대간협곡열차의 출발지인 분천역 일원을 '사계절 생태관광명소'로 조성했다.

'분천역 산타마을'이 그것이다.

봉화군은 분천역 주변에 산타와 크리스마스를 연상하는 조형물을 만들고 봉화사람들이 직법 지은 친환경농산물로 만든 토속 먹거리장터를 조성했다.

관광객들은 열차시간을 기다리며 분천역 일원에 조성된 다양한 산타마을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담는다.
 
경북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 마을 앞의 먹거리장터 좌판의 할머니의 넉넉한 웃음./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분천역 '산타마을' 조성...사계절 생태관광명소 "각광"

분천마을 주민들이 애써 가꿔 펼쳐놓은 좌판에서 친환경농산물을 한아름 구입한다.

좌판을 지키고 있는 할머니의 웃음이 가을볕처럼 따뜻하고 넉넉하다.

분천역을 떠난 열차가 비동역에 도착하자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서둘러 짐을 챙겨 내린다.

비동역에서 양원역으로 이어지는 낙동강 세평하늘길은 '체르마트'로 부르는 2.2Km의 낙동강을 따라 이어지는 에코힐링로드로 낙동정맥을 따라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인 '낙동정맥트레일 봉화 2구간'이다.
 
저무는 가을을 담기 위해 승부역을 찾은 관광객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체르마트'라는 이름은 한국과 스위스 수교 50주년 기념해 봉화 분천역과 스위스 체르마트역 간의 자매결연을 맺은 인연으로 얻어졌다.

비동역승강장에서 낙동강 물길을 따라 절벽 데크길로 이어져 양원역에 닿는 아름다운 길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하나 담겨 있다.

양원(兩元)마을은 본래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형성된 경북 울진 원곡리 마을과 봉화군 원곡리 마을을 합해 이르는 한 마을이었다.

행정구역은 울진군과 봉화군으로 나뉘었지만 마을 사이에 흐르는 낙동강에 다리를 놓고 서로 왕래하던 사실상 한 모둠살이었던 셈이다.

1980년대 후반 어느날. 철암장을 보고 오던 마을 주민 13명이 승부역에서 열차를 내려 양원마을로 이어지는 철길 터널을 통해 귀가하던 중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건 이후 주민들은 양원마을에 역사 건립과 함께 정차를 요구하고 마침내 1988년 정부는 역사건립 대신 임시승강장과 무궁화호의 1일 4회 정차를 시행하게 된 것.

당시 마을주민들은 스스로 곡괭이를 들고 간이승강장을 만들고 소박한 판자집 형태의 역사도 마련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사인 셈이다.

주민들의 안타까운 희생을 담고 탄생한 양원역은 이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삶의 생기를 불어넣는 '에코힐링로드'로 거듭났다.
 
우리나라 최고 오지 역인 승부역의 '낙동세평하늘길'의 가을이 선보이는 속살./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늦가을 만나는 '낙동세평하늘길'의 황홀

양원역에서 우리나라 최고 오지 역인 승부역에 이르는 5.6Km의 물길과 절벽길은 비경을 선사한다. 풍광에 취해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도착한다.

체르마트길을 따라 양원역에서 승부역으로 이어지는 '낙동세평하늘길'은 자연의 속살을 따라 걷는 길이다.

최근 갑작스런 추위로 활엽수들은 제 빛깔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채 겨울을 기다리고 있다.
 
낙동정맥트레일 봉화2구간인 '낙동세평하늘길'에서 만난 '낙상홍(落霜紅)' 열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협곡 철로를 머리에 인 낙동 여울은 농염한 흰 빛을 머리에 인 갈대무리에 휩싸여 가을볕에 은빛으로 반짝인다.

일상을 자연에 던져 준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세평하늘길을 따라 승부역에 닿는다.

승부역사 맞은 편 승강장 변에 마련된 간이음식점에서 만나는 막걸리와 메밀전은 일상의 노동을 한 번에 풀어주는 청량제이다.
 
낙동세평하늘길의 가을을 듬뿍 담은 관광객들이 승부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기상청은 7∼8일 전국에 걸쳐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 뒤 기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겨울, 분천-비동-양원-승부-철암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협곡열차는 '눈꽃열차'로 탈바꿈한다.

산중마을의 삶의 이야기와 낙동의 속살은 또 한 번 눈꽃으로 피어나 관광객을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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