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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교통공사의 남성우월주의와 여성배려칸, 그리고 위헌

[부산=아시아뉴스통신] 도남선기자 송고시간 2016-06-27 22:43

도남선 기자 / 아시아뉴스통신 DB
세상에 이렇게 무능하고 생각없는 공기업이 또 있을까.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시대에 같잖은 ‘남성우월주의’를 내세워 여성을 장애우나 이주노동자와 같은 돌봐줘야 할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는 곳.

여성과 남성이 ‘여혐’ ‘남혐’ 등 각종 혐오로 대립각을 세우며 사회적 문제가 심각한 때에 오히려 남녀차별을 조장하는 곳.

타 시도와 해외에서 실패했던 것을 고스란히 답습해 혈세를 낭비하는 곳.

여성대통령의 입맛에 맞춰 실효성 없는 정책을 내세워 환관 내시처럼 아첨·아부하는 곳.

모두 부산교통공사(사장 박종흠)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 여성은 사회적 약자 아니야... 배려할 대상 잘못 찾아

부산교통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부산지하철 1호선 여성배려칸이 시범운행 6일째를 맞았다.

운행 전부터 ‘남녀차별’과 ‘남성우월주의’ ‘실효성 없는 정책’ 등으로 시끄러웠던 여성배려칸이다.

시범운행 6일째인 오늘 27일도 여전히 여성배려칸은 시끄럽다.

그 근본적인 문제는 과연 여성이 배려를 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인가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중세유럽의 기사도, 영국의 신사문화와 더불어 우리에게도 선비문화가 있었다.

이들 문화의 공통점은 바로 ‘여성에 대한 배려’였다.

그 시대적 상황에 맞게, 절대적으로 힘(여기서 힘은 권력과 무력 등을 말한다.)이 없는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하나의 ‘약속’같은 것이었는데, 그 기저에는 앞서 말한 ‘힘’이 있는 남성의 ‘우월의식’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과연 이게 지금의 상황과 맞을까.

당시의 힘이 단순히 권력과 무력만을 의미했다면, 지금의 힘은 여기에 ‘자력으로 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더해진다고 볼 수 있다.

굳이 통계를 찾지 않아도, 현대의 여성은 충분히 사회에서 자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권력도, 무력도 갖추고 있다.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의 의미를 찾는다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고령화시대를 맞은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등 노인과, 신체·정신적 결함으로 사회적으로 차별대우를 받는 장애우, 저임금으로 노동착취를 당하는 이주노동자와,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성소수자, 탈북민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성이 굳이 ‘사회적 약자’를 자처하겠다면, 스스로를 ‘남성우월주의자’로 옭아매는 것과 매한가지다.

부산교통공사의 기형적 정책인 ‘여성배려칸’은 이런 의미에서 여성이 오히려 불편해 해야 한다.

“왜 나를 사회적 약자로 배려할까. 나는 두 발로 설 수 있는데.” 이런 의문을 왜 여성들은 갖지 못할까.

여성배려칸을 찬성하는 부산시민이 일부 있듯이, 역시 이에 찬성하는 여성들도 일부 있다.

다만 이 일부 여성들의 건강하지 못한 사고가 바이러스처럼 번져, 건강한 사고를 하는 대다수 여성들의 시각까지 마비시킬까 걱정이다.

◆ 때 아닌 남녀차별 조장

부산교통공사의 여성배려칸 강행은 때 아닌 남녀차별 논란을 조장하고 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웃고 넘겼을 “여성배려칸이 있으면 남성배려칸도 만들어 달라”는 주장을 이제는 농담처럼 받아들이기 힘들어졌다.

마치 농담 같았던 여성배려칸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부산지하철 8칸 가운데, 여성배려칸은 1칸이다.

곧, 여성은 여성배려칸 1칸과 일반칸 7칸을 모두 이용할 수 있고, 남성은 일반칸 7칸만 사용이 가능하다.

1구간에 1300원인 지하철 요금을 여성과 남성 모두 똑같이 내는데, 왜 남성은 7칸이고 여성은 8칸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 부산교통공사는 궁색한 답변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마 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반대 주장이 있어도 지금처럼 개 짖는 소리마냥 무시하면 되니까.

일부 부산시민은 이에 대해 여성에게는 1300원을, 남성에게는 8분의 7요금만 받으라고 주장한다.

또 일부 시민은 여성에게 추가요금을 물어 2000원을 받으라고 하기도 한다.

여성배려칸이 농담이 아닐진데, 정확한 요금계산도 농담처럼 듣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반면 대다수의 부산시민은 여성배려칸을 폐지하거나 양성평등칸 또는 남성배려칸을 만들어달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남녀차별을 조장하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이같은 주장도 허투루 들어선 안될 것이다.

◆ 부산교통공사가 보기에 모든 남성은 잠재적 성범죄자인가.

묻고싶다.

박종흠 사장은 지하철을 타면 여성의 신체를 몰래 엿보고 싶은지.

박종흠 사장은 지하철을 타면 여성의 신체를 움켜쥐고 싶은지.

당신도 그게 아닐진데 왜 모든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단죄했는지 묻고 싶다.

부산지하철 1호선은 서울지하철 2호선 못지않게 출퇴근시간에 붐비는 노선이다.

출퇴근 시간 붐비는 곳에서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피하도록 여성을 배려한다면, 모든 남성은 여성과 그 시간대 신체접촉을 원한다는 뜻인가.

지하철 성추행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성범죄는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영혼을 짓밟는 범죄이기 때문에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남성에 의한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여성을 피해자로 간주해 이를 격리 시킨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가능한 인력을 최대한 가용해 치안을 더 강화하고 처벌의 수위를 높이는 등의 근본적 해결책은 내놓지 못한채 그저 “여성과 남성을 분리시키면 범죄가 없겠지”란 발상은 정말... 글을 쓰다가도 글이 안나온다.

또 한가지 묻고싶다.

많은 부산시민들의 반대와, 전국적인 염려 속에서도 여성배려칸을 강행한 저의는 도대체 무엇일까.

대통령이 여성이라 잘보이고 싶었는지.

아니면 나중에라도 여성가족부에 여성친화 공기업같은 것으로 예산을 더 따내려 한것인지.

지하철은 공공재이자 사회의 공기다.

이를 어느 특정에만 이익이 되도록 한다면 이는 명백한 차별이고 위헌(違憲)이다.

부산교통공사는 지금 위헌을 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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