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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강민웅 교수./사진제공=충남대병원 |
[아시아뉴스통신=박희석 기자] 충남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강민웅 교수가 전자기유도기관지경(ENB)을 이용한 내비게이션 유도 폐결절 수술 400례를 달성했다.
이는 2025년 1월 ENB 유도 폐수술 300례를 달성한 이후 지속적으로 축적된 성과로, 병원 자체 집계 및 현재까지 공개된 주요 국제 문헌과 비교할 때 단일기관에서 시행된 ENB 유도 폐결절 절제술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임상 경험에 해당한다.
특히 400례라는 수술 건수뿐 아니라 ENB를 이용한 병변 위치 확인과 이를 기반으로 한 최소침습적 폐절제가 거의 모든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시행돼 100%에 근접하는 높은 기술적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400례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환자군은 간유리음영(Ground-Glass Opacity, GGO) 형태의 폐암 또는 폐암 의심 결절 환자였다.
간유리음영 폐결절은 저선량 흉부 CT 검진이 확대되면서 발견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상당수는 수 mm에서 1cm 안팎으로 매우 작고, 일반적인 폐암처럼 단단한 고형 종괴를 형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기존의 기관지경 검사나 CT 유도 경피적 폐생검을 시행하더라도 충분한 조직을 얻지 못하거나 병변의 정확한 위치를 맞추기 어려워 확진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순수 간유리음영 또는 고형 성분이 매우 적은 결절은 조직검사의 진단 정확도가 낮을 수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 추적관찰 중에도 지속되거나 크기가 증가하고 고형 성분이 나타나는 등 폐암 가능성이 높은 간유리음영 결절에서는 수술적 절제를 통해 조직학적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한 표준적 치료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병변이 작고 부드러워 실제 흉강경 수술 중에는 눈으로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손으로 만져서도 위치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병변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면 정상 폐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절제하거나, 경우에 따라 보다 넓은 범위의 폐절제가 필요해질 수 있다.
ENB는 환자의 흉부 CT 영상을 기반으로 기관지 구조와 폐결절의 위치를 3차원으로 재구성한 뒤,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비슷한 원리로 기관지 내부를 따라 병변 가까이 접근하는 기술이다. 이후 수술 중 확인할 수 있도록 병변 주변에 위치 표시를 시행하고, 같은 마취 과정에서 흉강경을 이용해 해당 부위를 정밀하게 절제한다.
기존에는 작은 폐결절의 위치를 찾기 위해 CT실에서 흉벽을 통해 바늘을 삽입하고 이후 수술실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ENB를 활용하면 흉벽을 관통하는 바늘 없이 기관지를 통해 병변 위치를 표시하고 곧바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병변의 위치를 보다 정확게 확인하면서 기흉이나 출혈과 같은 경피적 위치표시술의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수술 과정도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강민웅 교수팀은 단순히 ENB로 병변의 위치를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폐절제 범위를 최소화하면서 종양을 정확히 포함하도록 수술 전략을 결합해 ‘정밀 위치 확인-최소침습 절제-폐 기능 보존’으로 이어지는 일관된 수술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400례의 환자 가운데 231명은 간유리음영 형태의 폐암 환자였다. 이들 가운데 87.1%에서는 폐엽 전체를 제거하는 폐엽절제술이 아닌 쐐기절제술 또는 폐구역절제술과 같은 부분폐절제술(sublobar resection)이 시행됐다.
이는 ENB를 이용해 병변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함으로써 폐암을 포함한 필요한 범위만 절제하고 정상 폐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폐 기능 보존은 조기 폐암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간유리음영을 가진 환자 중 일부에서는 향후 다른 위치에 새로운 간유리음영이나 폐암이 발생할 수 있어 첫 수술부터 불필요하게 많은 폐를 제거하지 않는 것이 장기 치료 전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강민웅 교수팀의 치료 결과에서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부분폐절제술을 많이 시행했음에도 장기간 수술 후 추적관찰에서 대부분의 환자가 재발 없이 매우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적절히 선택된 간유리음영 형태의 조기 폐암에서 병변의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충분한 절제 범위를 확보한다면, 폐엽 전체를 제거하지 않더라도 정상 폐를 보존하면서 우수한 종양학적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강민웅 교수팀은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은 폐암 수술의 목표를 단순히 ‘암을 제거하는 수술’에서 한 단계 더 발전시켜 ‘암은 정확하게 제거하되 정상 폐는 가능한 많이 남기는 수술’로 확장하고 있다.
ENB 유도 정밀 폐수술의 활용 범위는 조기 원발성 폐암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전체 400례 환자 가운데 23.4%는 다른 장기의 암이 폐로 전이된 전이성 폐암 환자였다.
전이성 폐암 환자는 하나 또는 여러 개의 작은 전이성 폐결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치료 과정에서 반복적인 폐절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폐 조직을 과도하게 절제하면 향후 추가 수술이나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전이성 결절 역시 크기가 작거나 폐 깊숙한 곳에 위치하면 흉강경 수술 중 정확한 위치를 찾기 어렵다.
강민웅 교수팀은 이러한 환자에서도 ENB를 이용해 각각의 전이 병변을 정확하게 표적화한 뒤 target surgery를 시행함으로써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최소침습성을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정상 폐 절제를 최소화했다. 이는 전이성 폐암 수술에서 중요한 치료 원칙인 폐 실질 보존을 극대화하면서도 필요한 병변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충남대병원은 2017년부터 ENB를 이용한 폐결절 위치표시 및 폐수술을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해왔다. 초기 경험부터 수술자가 직접 CT 기반 내비게이션 계획을 수립하고, ENB를 통해 병변을 표시한 뒤 같은 수술실에서 흉강경 절제를 시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수술 경험이 축적되면서 병변의 크기와 위치, 폐엽별 해부학적 특성, 호흡에 따른 병변 위치 변화, 적절한 표지 방법과 절제 전략 등에 대한 노하우가 체계적으로 축적됐다. 그 결과 2025년 1월 300례를 넘어 이번에 400례라는 대규모 임상 경험을 달성했으며, ENB를 이용한 병변 표적화와 최소침습 폐절제의 성공률 역시 10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향상됐다.
강민웅 교수는 “ENB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단순히 작은 폐결절을 찾아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위치 확인을 통해 필요한 폐 조직만 절제할 수 있도록 해주는 데 있다”며 “특히 기존 조직검사로 확진이 어려운 간유리음영 폐결절에서는 수술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으며, 이번 환자군에서는 간유리음영 폐암 환자의 87.1%에서 폐엽 전체를 제거하지 않고 부분폐절제술로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환자들을 장기간 추적한 결과 대부분 재발 없이 좋은 치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며 “전이성 폐암에서도 ENB를 통해 병변을 정확하게 표적화하면 정상 폐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필요한 병변만 절제하는 정밀 수술이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400례라는 숫자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환자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사용해야 할 정상 폐를 얼마나 많이 보존하면서 암을 정확하게 치료했는가”라며 “향후 축적된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ENB 유도 정밀 폐수술의 장기 종양학적 안전성과 임상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대병원 연구팀은 앞으로 400례의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ENB 수술의 기술적 성공률과 안전성, 학습곡선, 폐절제 범위, 병리 결과·장기 재발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국제학술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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