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9일 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청각장애인 A 씨의 민원.(사진출처=부산교통공사 홈페이지 캡쳐) |
부산교통공사가 임산부, 영유아 및 어린이 동반 여성 등 여성고객을 배려하기 위해 마련한 ‘여성배려칸’이 시행한지 한 달이 넘도록 반대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정작 ‘진짜’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은 부산지하철에서 배려를 받지 못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부산교통공사 게시판에는 승강장 엘리베이터 이용 중 다른 이용객에게 폭행에 가까운 신체접촉과 불쾌한 언행을 들었다는 청각장애인 A 씨의 글이 게재됐다.
이 게시물에 따르면, 지난 27일 청각장애인 A 씨는 휠체어를 타는 남자친구 B 씨와 함께 환승역 내부의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휠체어가 들어오는 동안 ‘열림’ 버튼을 누르고 있다가 봉변을 당했다.
먼저 타있던 한 노인이 A 씨의 손을 때리며 ‘문을 빨리 닫으라’며 소리를 지른 것이다.
심지어 휠체어를 탄 B 씨에게 위협적인 행동까지 서슴지 않았던 그 노인의 행동에 A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편, 분노와 억울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A 씨는 부산교통공사 측에 “그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외면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며 “공사 측에서 모니터링 후 안내방송을 통해 주의를 준다든지, 엘리베이터 내부에 안내문을 크게 붙여서 장애인에 대한 의식 계몽에 앞장 서 줄 것을 부탁 드린다”고 호소했다.
민원을 접수한 부산교통공사 측은 “교통약자 엘리베이터 탑승배려를 위해 교통약자 우선 배려 캠페인을 추진해 나가고, 엘리베이터 내부 용도표시(승객용, 장애인용)가 혼재돼 있는 등의 문제를 정비하고 기존 부착되어 있는 교통약자 배려 안내문에 병행해 교통약자 우선 탑승에 대한 보다 강화된 안내문 추가하겠다”고 답했다.
![]() |
| 부산교통공사가 운영 중인 여성배려칸./아시아뉴스통신 DB |
그러나 이같은 답변에도, A 씨의 사례는 전국 최초로 ‘여성배려칸’ 정책을 시행하는 부산교통공사가 정말 배려가 필요한 ‘장애인’에는 얼마나 무심한지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 우선 탑승’이 암묵적 원칙인 엘리베이터의 경우 안내문 부착 이외에 실제로 장애인 승객들이 제대로 이용하고 있는지 공사 측에서 모니터링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성배려칸 앞의 계도원들이 여성과 남성 승객을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실제 배려를 받아야 할 ‘교통 약자’는 차별과 불편 속에서 도시철도를 이용해야 하지만 번지수를 잘못 짚은 부산교통공사는 여전히 ‘여성배려’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우리는 아주 순수하고 좋은 취지로 여성배려칸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배려칸 운영으로 인해 여성승객들의 이용편의 뿐 아니라 다수 시민들의 여성배려의식 또한 한층 높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며 그저 좋은 취지에 중점을 둬 달라고 말했다.
실제 교통약자증진법에서 지정하고 있는 교통약자의 범주에는 여성이 포함돼 있지 않다.
즉, A 씨의 의견처럼 공공기관으로서 교통약자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수준을 제고하고 싶었다면 그 대상은 여성이 아니라 장애인이 우선이어야 했다는 것이 다수 시민의 공론이다.
때문에 원활한 운영을 위해 여성배려칸 계도원을 다수 배치할 정도의 부산교통공사가 장애인 등 실제 교통약자의 편의에 그 행정력을 우선적으로 쏟았어야 한다는 질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편 부산교통공사는 오는 9월 21일 시범운영 종료를 앞둔 ‘여성배려칸’의 운영여부를 위해 다음달 중순쯤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시민 설문조사를 실시,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