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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시설물 판치는 백사장항…“대하축제 계속해야 하나” 존폐론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장선화기자 송고시간 2026-08-13 19:36

무허가 데크·증축시설에 어구 무단 적치
수년째 반복된 민원에도 현장은 ‘제자리’
군비 투입 축제, 방문객·매출 효과 검증해야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 일대에 통발과 그물 등 각종 어구가 쌓여 있다. 별도의 어구적치장이 마련돼 있지만 항구 곳곳이 어구 적치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관리 부실 지적이 나오고 있다./사진제공=아시아뉴스통신

[아시아뉴스통신=장선화 기자]충남 태안군의 대표 수산·관광 거점인 안면읍 백사장항이 무허가 시설물과 어구 무단 적치, 공원·관광시설 관리 부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관련 민원과 지적이 수년째 반복됐지만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아 태안군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오는 9월 백사장항 대하축제를 앞두고 항구의 기본적인 환경과 안전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매년 군비를 지원해 축제를 계속해야 하느냐는 존폐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11일 태안군 수산과와 해양산업과, 주민공동체과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백사장항 관리 실태와 처리 방안을 논의한 자리에서는 무허가 데크와 증축시설, 어구 무단 적치, 공원 내 가설시설, 관광시설 파손 및 구조물 부식 등 항구 전반의 문제가 제기됐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항 일대에 통발과 그물 등 각종 어구가 쌓여 있다. 별도의 어구적치장이 마련돼 있지만 항구 곳곳이 어구 적치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관리 부실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사장항에는 별도의 어구적치장이 마련돼 있지만 수협 위판장과 부두, 항구 진입부 등에는 통발과 그물 등 각종 어구가 쌓여 있다. 공공공간 일부가 사실상 개인 적치장처럼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안군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최근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돼 현장을 확인했고 선주협회 측에도 연락했다”며 “무단 적치된 어구는 철거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단 어구 적치와 불법 시설물 문제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제기됐다. 그때마다 행정기관은 현장 확인과 처리 방침을 밝혔지만 실질적인 철거와 원상복구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역 주민들도 축제 준비에 앞서 항구 환경부터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백사장항은 주민들의 생활공간인 동시에 외지 관광객이 몰리는 관광지인 만큼 축제철에만 일시적으로 정비할 것이 아니라 평상시 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팀 인원이 4명가량에 불과해 지속적인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하지만 인력 부족을 이유로 불법행위를 장기간 방치할 것이 아니라 관련 부서 합동단속과 정기점검 등을 통해 관리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횟집과 수산시장 주변에 설치된 시설물도 문제로 지목됐다.


현장 확인 결과 일부 횟집 앞 데크와 수산시장 주변에 덧붙여 설치된 시설물은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냉동창고와 수족관, 천막, 냉방시설 등이 건물 밖으로 확장되면서 공공공간을 점유하고 통행로를 좁히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백사장항 어구적치장 내부에 불법 가설건축물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통로는 화재 등 비상 상황에서 소방차와 긴급차량의 진입에 지장을 줄 가능성도 거론됐다. 단순한 미관 훼손을 넘어 보행 안전과 공공공간 사유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관광객들이 마주하는 환경도 열악하다. 항구 곳곳에 무질서하게 쌓인 어구와 좁아진 통행공간, 악취 등은 백사장항의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 머물고 다시 찾는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연과 축제보다 청결과 안전, 보행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공원과 관광시설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공원부지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가설시설물과 컨테이너 등이 남아 있고 일부 시설은 파손되거나 모래가 유입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벤치 주변에서는 벌집도 발견됐다.


교량 형태의 관광시설은 조명 고장과 상부 와이어 연결부 및 용접 부위의 녹·부식 문제가 제기됐다.


태안군 관계자는 구조물 부식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장력 시험 등을 통해 안전 이상 여부를 확인한 뒤 추가 보수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백사장항 관리 업무가 수산과와 해양산업과, 주민공동체과 등 여러 부서로 나뉜 점도 관리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군 관계자는 “한두 개 과에 걸린 문제가 아니다”며 관련 부서 합동점검과 단속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업무가 여러 부서에 분산되면서 책임 주체가 불분명해졌고 결과적으로 불법 시설물과 무단 적치 행위를 장기간 방치하는 관리 공백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오는 9월 열릴 예정인 백사장항 대하축제의 실효성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하축제를 이끄는 축제추진위원장은 지난해 기자와의 대화에서 “대하축제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의 축제를 열지 않아도 대하철이면 관광객이 찾아와 상권의 영업이 잘된다는 취지였다.


당시 발언이 올해 축제 중단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것은 아니다. 다만 축제를 이끄는 추진위원장이 개최 필요성에 의문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축제의 존속 여부와 예산 투입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에서도 대하축제 자체를 무조건 폐지하기보다 군비가 투입되는 만큼 실질적인 경제효과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백사장항은 이미 가을철 대하와 수산물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축제를 열지 않아도 관광객이 몰린다면 축제로 인해 추가로 늘어나는 방문객과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 전후 방문객과 카드 매출, 수산물 판매액, 숙박률 등을 비교해 투입 예산 대비 경제효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유명 연예인 초청과 무대 설치 등에 예산을 집중하는 기존 방식도 재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고액 출연료와 일회성 행사비를 줄이고 수산물 구매 할인이나 지역상품권 환급 등 관광객의 실제 소비를 유도하는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지역경제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대하축제의 목적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면 단순 방문객 수를 홍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축제로 관광객과 상권 매출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투입된 군비가 어느 정도의 추가 경제효과를 냈는지를 수치로 입증해야 한다.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면 관행적으로 축제를 이어가기보다 중단하거나 상인과 민간이 중심이 되는 자립형 행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태안군은 무단 적치 어구 철거와 불법 시설물 및 공원시설 점검, 관련 부서 합동단속 등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같은 문제가 수년째 반복됐다면 이제는 “처리하겠다”는 답변이 아니라 실제 철거와 원상복구, 재발 방지 대책을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대하축제도 ‘매년 해왔으니 올해도 한다’는 관행에서 벗어나 군비 지원 규모와 지역경제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존폐 여부를 판단할 시점이다.

백사장항 상가 앞에 수족관과 냉방시설, 데크, 간판 등 각종 시설물이 인도와 도로 경계 가까이까지 설치돼 있다. 일부 상가 주변 시설물의 무단 증축·점유 문제가 제기되면서 태안군의 현장 확인과 원상복구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주민에게 백사장항은 삶의 터전이고 관광객에게는 태안 관광의 첫인상이다. 축제 기간에만 방문객을 불러 모으는 것보다 평상시에도 깨끗하고 안전하게 찾을 수 있는 항구를 만드는 일이 먼저라는 지적에 태안군이 답해야 할 때다.


축제를 열어야 관광객이 오는 백사장항이 아니라 축제가 없어도 관광객이 다시 찾는 백사장항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tzb36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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