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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에서 들려주는 사랑과 모험 평화이야기-96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홍근진기자 송고시간 2018-07-01 10:54

[기고]발바닥으로 열어가는 사랑과 평화의 대행진
남북통일 기원 유라시아대륙 횡단 평화마라토너 강명구
본지는 지난해 9월 1일 네델란드 헤이그를 출발해 1년2개월 동안 16개국 1만6000km 유라시아대륙을 횡단하고 중국과 북한을 거쳐 휴전선을 넘어 대한민국 품으로 돌아올 예정인 통일기원 평화마라토너 강명구씨의 기고문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다.[편집자주]
 
중국 신장 위구르지역 하미근처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해 달린다.(사진=장용)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무엇을 이루기 위해서는 문을 열고 길을 나서야 한다.

이제 길을 나선지도 10개월이 지났고 15개국을 지나서 1만 km를 넘게 달려왔다.

육신은 피로가 누적되고 마음엔 저 멀리 보이는 설산의 눈처럼 고독이 쌓여간다. 어떨 때는 육신이 너무 힘들어 처음 문을 열고 나설 때의 의지가 무엇이었는지 조차 삼삼할 때가 있다.

달리기는 내게 교통비를 요구하지 않는 무료 여행수단이어서 달리면서 세계를 여행하게 되었다.

달리기는 내게 깊은 산속의 천년사찰이어서 나는 달리면서 도를 닦고, 조용히 명상을 하며 마음의 침잠을 얻는다.

달리기는 나의 연구소이기도 하다. 달리면서 나는 세상 이치를 배우고 삶에 내재된 복잡한 구조를 연구를 한다.
 
달리기는 최고의 사교장이기도 하다.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만난 자전거 여행자들.(사진=장용)

달리기는 나의 최고의 사교장이기도 하다. 달리면서 세상의 모든 인종과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교제하고 소통한다.

세상을 밝게 바라보는 창문이기도 하다. 그 창문을 내다보면서 꿈을 키워왔다. 달리기는 내게 젊음을 되찾아주는 회춘제이고 건강을 유지하게 하는 보약이기도 하다.

그리고 내게 절대고독을 안겨준 얄궂은 연인이며 기쁨과 환희를 가져다준 사랑스런 요부이기도 하다.

달리면 우뇌가 열리고 감각이 열린다고 한다. 유라시아를 품에 안으려면 우뇌의 도움이 필요하다. 평화통일을 이루는데 우뇌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대 서양문명의 근간인 논리적인 사고는 좌뇌에 의해서 발달해왔지만 그것이 얼마나 인간의 삶을 황폐화시키고 협소화 시켰는지 우리는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 이분법적인 사고가 내가 아니면 남이라는 편 가르기의 폐단을 조장해왔다.

우뇌가 발달하면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가슴이 뜨거워지며, 열리고 통합적이며 창조적인 사고를 하게 한다.
 
마라톤에는 필연적으로 고독이 내재되어 있다. 중국 신장 위구르의 어느 협곡을 지나며.(사진=장용)

마라톤에는 필연적으로 고독이 내재되어 있다. 사람은 고독하다는 정설은 달릴 때에 더 실감나가 다가온다.

여럿이 함께 어울려 달릴 때에도 우리는 남해바다의 다도해처럼 서로는 독립적이다. 망망대해에 떠있는 섬이나 다도해의 수많은 섬들 중의 하나나 섬은 다 똑같다.

나는 뛰면서 홀로서기에 성공했고, 뛰면서 뜨거워진 심장으로 사람들과 통하는 터널을 발견했다.

유라시아의 드넓은 대륙을 달리며 이렇게 처절하게 외로워 본 사람이라야 진정으로 사랑을 할 줄 안다. 지지고 볶는 사랑이 얼마나 구수한 사랑인지 알게 된다.

무엇보다도 달리기는 내게 큰 마이크를 선사하여 나는 그 마이크를 통하여 ‘평화통일’을 노래하게 되었다.

도무지 박자와 음정도 맞지 않는 노래이지만 ‘평화통일’에 갈증을 느끼던 사람들은 ‘유라시아’라는 거대한 대륙에서 부르는 나의 노래에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유라시아’라는 스튜디오는 얼마나 시설이 좋은지 박자 음정 안 맞아도 ‘평화’라는 좋은 소재로 노래를 부르는 나를 감쪽같이 포장을 해주었다.
 
한반도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열 달을 달렸더니 내 가슴에 한반도가 새겨졌다.(사진=강명구)

얼마 전 샤워를 하면서 거울에 비춰진 내 상체에 또렷이 새겨진 한반도의 모습에 내 자신도 놀랐다. 한반도기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열 달을 매일 달렸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해 매일 반복하면 결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한걸음에 60cm의 작은 보폭으로 1만km를 넘게 달려왔다.

남북 모든 시민들이 간절하게 염원하면 내 가슴에 한반도가 새겨지듯이 지구의 한복판에 새겨진 한반도는 평화의 횃불로 온 세상을 비추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며칠 뒤 우연히 바라본 내 발이 참으로 이쁘고 고맙다. 1만km를 넘게 달려온 발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처럼 웬만한 여자들 발보다 더 곱다.

내 발이라서 더 그럴 수도 있지만 매일 한 발자국 뛸 때마다 내 몸무게의 3배의 충격을 그대로 묵묵히 받아들이고 이겨낸 고마운 발이 뽀송뽀송하면서도 곱다.
 
한걸음에 60cm의 작은 보폭으로 1만km를 넘게 달리게 해 준 고마운 발과 발바닥.(사진=강명구)

박지성이나 김연아의 발을 기대한 사람들에게는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내가 발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는 매 쉬는 시간마다 네 켤레의 운동화를 갈아 신고 양말을 갈아 신은 것 밖에는 없다.

우리가 흉보는 중국 사람들조차도 내가 식당에 들어가서 양말을 벗고 신발을 벗은 채 있으면 뭐라고 한다. 본의 아니게 한국사람 욕을 먹이게 한 점은 사과해야겠다.

박노해의 ‘사랑은 발바닥이다.’라는 시가 생각난다.

“머리는 너무 빨리 돌아가고/ 생각은 너무 쉽게 뒤바뀌고/ 마음은 날씨보다 변덕스럽다./

사람은 자신의 발이 그리로 가면/ 머리도 가슴도 함께 따라가지 않을 수 없으니/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게 되고/ 발바닥이 이어주는 대로 만나게 되고/ 그 인연에 따라 삶 또한 달라지리니/

현장에 딛고 선 나의 발바닥/ 대지와 입맞춤하는 나의 발바닥/ 내 두 발에 찍힌 사랑의 입맞춤/

그 영혼의 낙인이 바로 나이니/ 그리하여 우리 최후의 날/ 하늘은 단 한 가지만을 요구하리니/ 어디 너의 발바닥 사랑을 좀 보자꾸나.”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의 척박한 환경과 공안들의 지나친 간섭이 불편하고 불쾌했다.(사진=장용)

발바닥이 가는 대로 생각하며, 발바닥이 가는 대로 사람들을 만나며 신장위구르의 마지막 도시 하미를 지나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이 ‘지옥의 터널’ 같은 곳을 빠져나가게 되었다. ‘지옥의 터널’이라고 쓰면서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가 느낀 감정은 그렇다. 사람들에게서 느낀 것이 아니라 이곳의 척박한 환경과 공안들의 지나친 간섭이 불편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신장위구르 지역은 슬픈 지역이다. 자연환경이 척박하여 슬프고, 그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며 수만 년 조상대대로 뿌리내리며 살아온 그들의 숨결이 슬프다.

독립을 이루어내지 못해서 슬프다. 주위의 다른 중앙아시아의 튀르크계의 국가들이 1991년 소련의 해체로 독립될 때 잠시 꿈을 꾸었지만 독립을 이루어내지 못했다.

중국 내 55개 소수민족 중에서도 이 지역은 1759년 청나라의 지배를 받은 이래 티베트와 함께 독립을 추구해온 지역이다.

내 발바닥이 한 달여 지나온 이 지역에 축복 있으라! ‘평화는 발바닥에서 온다.’
 
신장 위구르 지역은 지난 1759년 청나라의 지배를 받은 이래 독립을 추구해온 지역.(사진=장용)

유라시아 대륙 항해-강명구

가슴 속에서 펑펑 

샘솟는 사랑으로 바다를 이루자.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의 가슴 설렘으로
 
넘실넘실 파도를 치게 하고
 
날카로운 이성으로 나무를 베어
 
범선을 만들어 띄우는 거다.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 돛을 달고
 
이해와 배려로 번갈아 삿대를 저으며
 
꺼지지 않는 뜨거운 열정으로 터빈을 돌리고
 
터질 것 같은 가슴으로 함포 사격하면서
 
한 권의 경전으로 밤하늘의 반짝이는 
 
북극성 삼아
 
평화의 길로 항해를 하면
 
세상은 나의 순풍이 되리라!
 
혹여 끝없이 길고 외롭고 거친 항해 중에
 
라일락 꽃 향기 가득 담아 떠내려 오는 꽃잎을 보면
 
그건 나의 이웃과 친지들의 따스함이 가까이 있음이라.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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