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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제일교회 이준효 원로목사, '성령의 사람!'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 기자
  • 송고시간 2023-06-0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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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제일교회 이준효 원로목사./아시아뉴스통신=오준섭 기자

    ♧ 靈的 死角地帶 ♧

    평소 천국에 관해 성경이 제공해 주는 내용에 대해서 상당한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천국을 완전히 부정하는 불신의 입장도 아닌 한 유명한 시인이 어느 날 자신이 죽어서 하늘나라에 가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하늘나라에서 한 천사를 만나게 되었다.


    그 천사는 시인에게 금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한 권의 책을 주면서 펼쳐볼 것을 권장했다. 시인은 "이게 무슨 책이냐?"라고 물었고, 천사는 시인의 삶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는 책이라고 소개해 주었다. 시인은 책을 받아 책장을 넘겨보았다. 거기엔 많은 글들이 적혀 있었다.

    그런데 책에 이상한 표시가 되어 있는 곳을 발견하고는 천사에게 "여기 이런 표시는 무엇을 의미하느냐?"라고 물었다. 천사는 "그 표시들은 당신이 저지른 나쁜 행동들을 표시한 것이다"라고 설명해 주었다. 시인은 또 책장을 넘겼다. 더 많을 표시가 되어 있었다.

    천사는 그 표시들을 가리키며, "이것은 당신의 입에서 나온 악한 말들이오. 조금  전 당신이 본 악한 행동들보다 훨씬 많을 거요." 시인은 갑자기 두려움이 몰려와 온몸이 오싹함을 느꼈다. 그러나 또 다음 장을 넘겼다. 그런데 더 많은 표시가 되어 있었다. 


    시인은 다소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이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천사는 "이건 당신의 머릿속에 있던 악한 생각들이오. 사람이란 행동보다 생각하는 게 더 많으니까." 시인은 하얗게 질린 모습으로 다음 장을 넘겼다. 이번에는 표시가 하도 많아 글자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이건 당신의 악한 마음일세. 악한 마음에서 악한 생각과 악한 말과 악한 행동이 나오지."라고 했다. 순간, 시인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부림치다가 그만 침대 위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꿈에서 깨고 말았다. 너무도 생생하여 잊어버리지 않도록 잘 메모하여 가끔씩 읽곤 했단다.

    그렇다. 우리 기독자들의 영적 사각지대는 행위나 행동으로 표현된 허물이나 잘못 혹은 죄의 범주에 속한 것들이 아니라 악한 생각과 악한 마음일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관여적 심판이나 형벌 혹은 징벌에 대해서도 대부분 이미 행위 된 범죄에 국한시킨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행동뿐만 아니라 생각과 마음까지도 감찰하시고 계신다. 하나님께서는 노아 때,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가득함과 그의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창 6:5) 홍수로 심판하셨다는 당위성을 말씀하셨다.

    "인간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셨다는 홍수 심판의 당위성 앞에 과연 그 누가 항변할 수 있겠는가? 이와 관련된 수많은 성경 구절들이 우리 인간을 유구무언으로 입술과 혀를 꿰매고 말 것이기에 "인간의 전적 타락"이라는 교리가 전제된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고개를 똑바로 쳐들고 거리를 활보할 수 없는 이유다. 구군가가 보거나 안 보거나, 느끼거나 못 느끼거나 가 문제가 아니다. 이미 양심은 자아를 정죄하고 있고, 하나님의 준엄한 말씀은 책망의 채찍을 가하고 있다. 물론 이를 알거나 느끼는 자도 흔치 않다. 대부분 죄의 불감증에 노출되어 있기에 그렇다.

    수없이 반복될지라도 그런 심령 상태가 녹슬거나 화인 맞지 않았으면 좋겠다. 살며시 주머니 속에 숨겨 놓았건만, 꺼집어낼 용기가 없다. '이실직고(以實直告)'라는 말이 자꾸 귓전에 맴돌며 자성(自省)을 부추긴다.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라고 외치는 세례 요한의 그림도 그려진다. 

    참 멀리도 왔건만, 달랑 '죄인'이라는 꼬리표 하나 뗄 수 없어 저기 보이는 의인의 빈자리 여전히 처량하게 비워둘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다. 이미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죄와 허물 죄다 용서받은 사실을 알고 믿고 있은 지가 오래다. 하지만 그 누구도 먼저 일어나 저 처량한 의인의 자리에 다가서는 자가 없다.

    지나친 겸손이련가? 주님 다시 오시는 날 내 손 잡아 저 처량한 빈자리로 이끌어 주인 노릇하게 하시겠지만, 그때까지는 그저 흠모의 눈으로 바라볼 뿐 스스로 다가서기에는 가깝고도 너무도 먼 신기루와 다를 바 없다. 그럴지라도 주께서 내게 주신 고귀한 선물이 아니던가! 이를 깨닫고 마라 나타를 외친 사도 요한의 전철을 밟는 자가 성령의 사람일 터, 정중히 그댈 초대한다.

jso8485@naver.com